[시론]
김영수 충남도농업기술원장

행복이라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긍정의 힘을 발휘하고 역동성을 만들어낸다.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서도 "행복"이란 말이 회자되어 왔다.

하필이면 남성이 아닌 왜 ‘행복한 여성농업인’인가? 생각을 갖게 된다. 그렇다고 남성이 아니란 법은 없다. 그런데 여성농업인은 농사 일 뿐만 아니라 집안일과 아이의 양육을 도맡아 해왔다 이에 더해 지역사회 봉사활동과 마을의 궂은 일 등도 앞장서 하게 되니 화합과 리더의 상징이기도하다.

요즘은 단순 농산물 생산을 탈피해 다양한 형태의 농산업이 이뤄지고 이러한 현장에 농촌여성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학교교육과 농업·농촌을 연계하는 농촌교육농장체험, 지역농산물을 이용한 요리를 통해 상담을 하는 아동 요리체험, 농촌의 자연경관과 함께 어울려 농가에서 숙박하면서 하루를 즐기는 농가 숙박체험, 농업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즐거움과 심신의 여유를 가져 보는 치유체험, 생산물을 가공해 판매까지 담당하는 것에 여성농업인이 주축이 돼 농업의 6차산업화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또한 농사를 하면서 전자상거래와 SNS라는 다양한 농산물을 유통 매체에 한 발짝 먼저 다가서는 것 또한 여성들이다.

그리고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농업인 교육의 참석은 남성이 90%였으나 현재는 교육의 성격이나 품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50%는 여성으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여성은 내조자가 아닌 사업의 주체자로서 앞장서 나가면서 자신에 대한 시간과 노력의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행복이라는 것도 자신의 만족감이나 성취감 또는 조그만 일에 대한 매력에 빠질 때 더 행복감을 느낀다. 성공이라는 것도 한꺼번에 밀려오는 것이 아니고 작은 성공이 여러 번 이루어져 큰 성공의 결과를 낳는 것처럼 행복도 재미가 있어서 일하게 되고 그 재미가 작은 행복으로 바뀌고 이것이 쌓여가면서 지속적인 행복을 불러오는 것이다.

예로 서울에서 보석가게를 하다가 농촌이 그리워 보령에 농장을 마련하고 둥지를 틀어 ‘라르고’라는 농촌치유체험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임은영 씨는 귀농 3년차로 음악을 전공해 교사자격도 있지만 귀농 후 심리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작년에는 지인들의 도움으로 재능기부를 받아 ‘가을소풍’이라는 작은 음악회를 열어 시골마을에 신바람과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를 만들고 마을 사람을 비롯 여러 사람에게 행복을 만들어 주었다. 이러한 작은 재미의 씨앗은 농장을 다시 찾고 싶고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을 참석한 모두에게 새로운 동기 유발이라는 씨앗으로 뿌려 준 것이다.

태안의 바닷가에서 황토 집을 짓고 살고 있는 양희숙 씨는 12년 전에 귀농해 다양한 지역사회활동을 하면서도 천연염색, 향토음식과 같은 농촌자원을 이용한 체험농장을 운영하면서 도시민에게는 휴식과 훈훈한 농촌의 정을 느끼게 해주고 마을주민에게는 도농이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행복을 나누는 삶을 살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에는 80여명이 참석한 조촐한 팜파티를 열어 자신이 직접 수확한 농산물로 음식을 장만하고 정성스럽게 만든 천연염색 제품과 인근에서 체험농장을 운영하는 지인들의 작품도 전시하여 참석한 이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그렇다! 지난날의 농업은 힘이 필요한 생산중심이었지만 현재는 여성의 섬세함과 농업이 만나 가공, 체험, 치유, 문화·경관보전 등 마을의 이야기 거리가 돈벌이가 되는 새로운 ‘농업의 르네상스 시대’가 펼쳐져 다양한 성공신화로 발전하고 있다.

자기발전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행복한 여성농업인’ 많이 생겨서 농업과 농촌의 중심에서서 ‘행복이라는 바이러스’가 열병처럼 퍼져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보며 그들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주는데 우리 모두 앞장 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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