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류지헌 대덕경찰서 생활질서계장

그 나라의 질서 수준을 보면 그 나라의 국민 수준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대다수 국민들은 경찰에 대해 법질서 확립으로 강력한 공권력 행사와 국민을 섬기는 머슴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 안녕과 질서 유지등 무한한 책무를 요구하고 있지만, 지구대에서 행패를 부리고 난동을 일삼는 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명 '떼법'이 용인되는 사회풍조가 만연해 법대로 살면 손해 본다는 그릇된 생각과 엄정하게 대처하면 경찰권 남용이고 유연하게 대처하면 무기력한 경찰로 비하되는 등 우리 국민의 법질서 의식은 아직도 시대가 요구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있듯 우리 주변에는 왜곡된 법의식과 도덕적 해이는 대한민국의 선진일류국가로의 도약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요인이다.

21세기는 문화·정보화 시대라고 불릴 만큼 많은 발전을 이뤘지만, 반대로 1년에 교통사고로 50~60만명이 부상 또는 사망한다는 통계를 보면 우리사회에 커다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문명이 발전하면 이에 비례하여 국민의 의식도 발전하여야 함에도 남보다는 자신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이 그 어떤 것을 더 먼저 하려는 이기주의 때문에 우리의 기초질서는 선진국 국민의 시선에는 아직도 후진국이라는 불명예로 각인되어 있는 실정이다.

사물이 혼란 없이 올바르게 행하여지기 위해 정해진 순서나 차례를 질서라고 한다. 가정에서는 아이들에 대한 법 기초 및 교통질서 교육을, 정부에서는 매스컴을 통한 대중교육을, 시민들은 차량 운행시 서로에게 양보와 배려에 의한 실천으로 우리 모두가 함께 실천한다면 더불어 웃음이 넘치는 밝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나 하나쯤이라는 생각으로 함부로 버린 쓰레기, 무단횡단, 신호위반은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 환경의 거대한 유리창을 조금씩 부수는 일과 다를 바 없는 ‘깨진 유리창 이론’처럼 우리 사회는 걷잡을 수 없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

거대한 댐도 작은 구멍으로 인해 붕괴되듯이 국가의 민주화와 선진화를 가로막는 장애요인이 작은 무질서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지금 인천에서는 19일부터 시작된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아시아인들은 물론 전 세계인들이 한국을 주시하고 있다.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들의 질서의식 수준을 세계만방에 알려 주는 것이라 여겨진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은 깨끗한 거리, 국민들의 질서 있는 행동들을 보면서 나라 수준을 평가할 것이다. 모든 국민이 화합하여 더불어 사는 공동체 의식으로 기초질서 정착에 노력을 경주할 때 전 세계인들은 한국을 가보고 싶은 나라로 또한 선진질서국가, 선진국민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안전한 나라, 건강한 나라는 모든 국민의 질서의식이 다져 있을 때 가능하다. 선진질서국가의 모습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모두가 동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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