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홍문표 국회 예결위원장
예산심사 원칙 균형·안전·복지
영호남 정권에 충청권 소외받아 이번엔 불이익 없이 균등 반영 예산 균형이 국민 화합 가는 길
충청권 단체장 여야없이 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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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사무처는 23일 정부가 제출한 2015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영계획안 등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내년도 예산을 증액하기 위한 각 지자체와 정부부처의 예산 확보전쟁이 시작됐다.

2015년도 예산안 및 기금 규모는 376조원으로 2014년 355조 8000억원보다 5조 7000억원이, 임대형 민자사업(BTL) 한도액안은 지난해보다 426억원이 증액됐다.

이날 접수된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 등은 16개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예비심사를 마친 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예산심사의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홍문표 국회예결위원장을 만나 그동안 소외받던 충청권의 예산확보를 위한 그의 소신을 들어봤다.

-그동안 국회예결위원장으로서의 원칙과 소신을 밝혀왔다. 376조원에 달하는 내년도 국가예산 심사를 앞두고 있는데 원칙과 철학을 말씀해 달라.

"내년도 예산심사의 첫 번째 원칙은 국가균형발전이다. 지역이 균등하게 발전하려면 균등하게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두 번째로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국가 안전을 위해 사용토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이 안전한 국가에서 살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민복지를 위해 쓰도록 하겠다"

-충청권 출신 최초 국회예결위원장이다. 영호남에서 정권을 잡다 보니 충청권이 소외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충청권이 내년도 예산확보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충청권 출신 국회예결위원장으로 충청도민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고향에 돈(예산) 좀 갖다 드리려고 한다. 그동안 경상도, 전라도에서 정권을 잡아 그들의 전유물처럼 예산이 사용됐다. 충청도가 제대로 써 본적은 한번도 없었다. 국가 균형발전이 뭔가. 국민 화합과 통합이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역대 정권들의 특정지역 편중 예산 반영으로 충청도가 불이익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이번에는 개선될 수 있나.

"국회예결위원장에 취임 후 김영삼 정권때부터 이명박 정권까지 예산 편성 내용을 다 분석해 봤다. 지난 역대정권 예산편성 내역 결과 '경상도나 전라도에서도 너무 한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예산이 편중돼 왔다. 충청도의 경우 일제 강점기 때 건설한 장항선을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이런 내용을 기획재정부에 전달하면서 내년도 예산에는 지역 편중이 없도록 균등하게 반영토록 하라고 했다. 그래서 대전이 올해보다 3.2%, 충북이 3.8%, 충남이 4.3% 증액된 예산을 신청했다.

내년도 충청권 예산은 3.5~4%정도 증액되도록 하는 것이 충청권 국회예결위원장으로 충청도민을 위해 할 수 있는 도리라고 생각한다. 또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인수위원회에서 경제2팀을 맡았는데 행안부로부터 도로포장률에 대한 자료를 받은 적이 있다.

그 결과 경상도는 72%, 호남 68%, 충청도 55%에 불과했다. 충청도민은 도로포장률이 낮아 비 오면 장화신고 다녀야 한다. 이런 것이 균형발전인가 묻고 싶다.”

-그동안 예산편성과정에서 충청권이 소외된데는 여려가지 이유가 있다. 국회의원 숫자도 적고 정치력도 약했는데 지금은 충청권시대라고 부른다.

"예결위원이 50명이지만 경상도, 호남 출신이 80%를 차지했고 충청권은 기껏해야 1~2명에 불과했다. 그래서 예산을 놓고 협상을 하다 안되면 마지막에는 예결위원들이 투표로 결정해 왔다.

그러면 결과는 뻔하다. 우리나라 예산이 그런 식으로 편성돼 왔다. 이전에는 충청권 지자체에서 예산을 올리면 다 삭감됐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올린데로 반영됐다.

그동안 특정지역에 편중됐던 예산을 더 갖자는 게 아니라 균형을 맞추자는 거다. 그래야 국민 화합이 된다. 대한민국이 경상도, 전라도만의 정부는 아니다.”

-충청권 광역단체장이 소속이 모두 새정치민주연합이다. 특히 안희정 충남지사와 각을 세웠는데, 지역단체장들과 협력은 잘되는지.

"얼마 전 안희정 지사와 만났다. 그 자리에서 안 지사에게 노인복지와 청소년 희망에 대해 강조하고 있는데 17개 시도 중에서 충남이 노인 자살율 1위, 청소년 자살율이 2위다, 어떻게 노인복지와 청소년 희망이 있는지 설명해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안지사가 '제가 처한 입장을 아시지 않느냐, 야당이기 때문에 예산편성에서 불이익을 받는다'고 했다. 정치적으로 색깔을 나타내는 지역 가운데 지역발전을 하는 지역이 없다.

충청권 광역단체장 모임에서 정당관계 없이 지역현안과 애로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해 달라고 했다. 지역이 뭐를 원하는지, 시·도지사들이 뭐를 해야 하는지 당위성에 대해서 중간에서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래서 충청권이 원하는 것을 정부와 청와대, 그리고 집권 여당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겠다. 많은 충청권 출신들이 후배 챙기고 지역발전에는 입으로만 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저는 국회예결위원장으로 있을 때 지역을 위해 챙길 것은 확실히 챙기겠다."

서울=박명규기자 mkpark041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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