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 등 매출 급감
제철과일 할인행사도

이른 추석 탓에 과일 값 폭락이 우려되는 가운데 실제로 충북 지역에서 판매되는 과일 값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이 예년보다 한 달 가량 앞당겨지면서 수요와 공급 시점이 어긋났기 때문이다.

21일 충북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 10일 이후 사과와 배 등 과일류의 매출이 급격히 줄었다. 여름 휴가철이었던 지난달과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 수준이다.

대형마트의 경우 추석 성수기에 1상자(2.5㎏)에 2만원 가량하던 사과가 지금은 1만원 내외로 떨어졌다. 배는 1개당 3300원 하던 것이 2500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대표적인 가을 햇과일인 단감의 경우 올해 작황이 좋아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늘었지만 추석 이후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급격히 떨어졌다. 추석 성수기에는 개당 2500~3000원에 판매됐지만 지금은 1000원으로 하락했다.

단감 수요가 없어 가격은 더욱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가격정보가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전국 도매가 기준 사과(홍로·상품·15㎏)는 연휴 직후인 지난 10일 7만 3000원까지 치솟았지만 15일 5만 7000원, 19일 5만 400원 등 열흘 만에 2만 3000원(31%) 가량 떨어졌다.

같은 기간 배(신고·상품·15㎏) 역시 4만 7200원에서 3만 3000원으로 1만 4000원(30.9%) 가량 하락했다. 과일 가격이 곤두박질치자 도매시장 상인들 역시 울상이다.

청주시 농수산물도매시장 내 한 과일상인은 "가격이 너무 떨어져 걱정"이라며 "남아있는 과일들도 가격 하락없이 제값에 팔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한편 유통업계는 제철 과일을 저렴하게 공급해 다시 소비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제철 과일 소비촉진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재고 물량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를 돕기 위해 오는 24일까지 흠집있는 '못난이 과일'을 시세보다 30% 가량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고 농협 하나로클럽 도내 전 지점은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대규모 과일 할인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9월에 출하되는 사과와 배는 크기도 크고 당도도 높지만 올해는 추석 이후 소비가 줄면서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과수농가의 시름을 덜고 소비자들에게 싼값에 좋은 과일을 공급하기 위해 특판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주영민 기자 ymjoo@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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