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포럼]
허태정 대전 유성구청장

바야흐로 취업시즌인 가을이다. 기업들의 채용정보는 쏟아지고 취업박람회도 전국 각지에 봇물 터진 듯 열리고 있다. 구직자들은 바늘구멍같은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치열한 취업난 속에 승리의 기쁨을 얻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생업(生業)을 위한 수단으로의 일이든 자아실현을 위한 목적으로서의 일이든 인간은 일을 통해서 정체성을 확인하는 호모 라보란스(homo laborans)다”라는 말이 새삼 마음에 와 닿는다.

좋은 일자리는 생업과 정신적 가치, 즉 물질적 기반과 자아실현을 동시에 이룰 수 있기에 인간의 삶의 기반이자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정부는 지난해 고용률 70% 로드맵을 발표했고, 이에 따라 민선 6기 출범이후 지역마다 일자리 창출 목표를 수립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하지만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과제는 단순한 양적 접근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가느냐다.

유성구는 성공적인 민선 6기 구정을 뒷받침하고 일자리 키우기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일자리추진단을 신설하고 내실 있는 일자리 정책을 주민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지속가능한 일자리 지원체계 마련을 위한 관련조례의 제정,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민관협의체 구성, 워킹그룹 운영, 정책수요자와의 간담회 등 민·관협치를 통해 다양한 일자리 지원정책의 마련은 양질의 일자리창출을 향한 첫걸음이다.

이를 바탕으로 취약계층에 대한 재정지원일자리를 지역특성에 맞는 생산적일자리로 정착과 소외세대를 위한 일자리 창출도 추진 중이며,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 등 어르신들의 일자리 복지를 위해 사회서비스형 일자리의 확대를 당면과제로 삼아 시책발굴에 전념하고 있다.

지역의 고용관련 기관 및 단체들과도 힘을 모으고 있다. 올해 지역벤처협회와 전국 최초로 실시한 방산원가회계전문가 양성사업과 같이 우리 지역의 여건에 기반한 특화된 고용창출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고, 경력단절 여성 및 은퇴자를 위한 전문 직업능력 교육 지원사업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좋은 일자리에 기반한 건강한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데에 기존의 자유경쟁시장체제는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선순환적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사회적경제를 새로운 대안적 경제모델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사회적경제 창업활동을 지원할 인큐베이팅 공간을 마련하고 우리구 실정에 맞는 사회적경제 모델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공공사업분야에서도 점차 사회적경제 조직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우선적 참여기회를 부여함과 동시에 이를 위한 교육과 제도적 뒷받침을 강화해 나가고, 이에 더해 로컬푸드 활성화를 통한 건강한 일자리를 만드는 데에도 역점을 둘 생각이다.

우리사회의 미래인 아이들의 진로문제도 일자리 문제와 분리할 수 없다. 중고생들의 직업체험을 지원하는 청소년진학진로지원센터를 2016년까지 설립해 학생들 스스로 일자리에 대한 가치를 성찰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貫珠爲寶)라는 말처럼 아무리 좋은 정책과 아이디어가 펼쳐져도 행정기관, 민간부문 그리고 일자리 주체들 간 지원과 노력이 하나가 되지 못한다면 공염불에 불과하다. 소통을 통해 구직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민관협치의 협력과 연대가 행복한 일자리를 만들어 내리라 확신한다. 주민모두가 일하면서 행복한 유성형 행복공동체 모델의 실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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