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춘추] 이정호 대전갑천중 교장

앨빈 토플러는 2007년 언론 대담 중 "차기 한국 대통령은 경제나 국가 안보보다 오히려 교육개혁에 힘써야 할 것이다. 한국의 미래는 교육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라고 권고했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한국에서는 교육개혁을 표방하며 많은 정책이 봇물이 터지듯 했다. 그러나 떠들썩하게 개혁하고 혁신하는 동안에도 청소년의 자살과 왕따, 학교폭력 문제는 심각했고 마침내 학교 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지기에 이르렀다.

Wee센터를 비롯해 전문가가 투입되는 등 학생 생활 안전을 도모하는 노력이 잇따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갈등하고 방황하고 위기에 내몰리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학교 교육의 뿌리가 되는 학교 밖 학교, 즉 우리 사회의 병폐에서 오는 것은 아닌지 심각한 성찰이 필요한 때이다.

교육의 출발은 가정이고 어머니의 무릎은 최초의 학교이다. 심리학자 해리할로의 붉은 원숭이 실험에는 포근한 천으로 감싼 어미 원숭이와 철망으로 만들어져 우유병을 들고 있는 어미 원숭이가 각각 등장한다. 우리 안의 아기 원숭이는 오직 배고플 때만 철망 원숭이에게 달려가 우유를 먹는다. 그 외의 모든 시간은 천으로 감싼 어미 원숭이 품에 매달려 있다. 그 품은 따뜻하고 편안하기 때문이다. 청소년에게 가장 소중한 것도 따뜻한 사랑이다.

곡식은 농부의 발걸음으로 자라듯 교육은 사랑과 정성이 절대적이다. 밀턴의 실낙원에 등장하는 맘몬이라는 악마는 재물과 금은보화의 마력에 빠져있다. 그는 평소 걸어 다닐 때도 땅에 떨어진 것이 없나 고개를 숙이고 다녔다고 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 바로 돈만 따라다니는 맘몬의 그림자가 너무 짙은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재물을 더 많이 가지려는 욕심에 청소년 교육의 우선순위가 자꾸 뒤로 밀리기도 하고, 사랑과 정성을 다해도 부족한 청소년 교육을 오직 돈으로만 해결하겠다는 어른들의 빗나간 교육관을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가?

20세기 최고의 명배우 오드리 헵번은 소말리아에서 병든 이와 굶주리는 아이들을 위해 노년의 생을 바쳤다. 캘커타의 어머니 마더 테레사의 주름진 얼굴 속에 담긴 환한 미소가 아름답다.

의사요 신부로서 남수단 한센병 환자와 청소년 교육을 위해 헌신한 젊은 신부 이태석, 이런 분들이 바로 행복의 표상으로 우리 국민 모두에게 삶의 모델이 되는 세상을 만들 수는 없는 것일까?

흔히들 공교육 위기의 원인이 학교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학교 교육이 바로 설 수 있도록 학교 밖 학교, 즉 우리 사회 전반이 건강했는지 묻고 싶다.

이제라도 서둘러야 한다. 국가의 미래와 발전은 교육으로 통한다.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해 그리고 교육을 위해 땅심을 높이고 상한 뿌리를 도려내는 진정한 교육 개조를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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