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포럼] 한선희 대전시 과학문화산업본부장

최근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국방무기와 군수품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국가적 차원의 신뢰성 검증 인프라 확충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얼마 전 군이 벽 뒤에 숨은 적도 공격할 수 있는 명품 무기로 홍보했던 K11 복합소총과 전투화 밑창, 유도탄 고속정 등의 K계열의 품질이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개발 및 양산단계의 신뢰성 업무 미흡이 주된 원인으로 지적되면서 사회적 불안감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방위사업청은 국방기술품질원(이하 ‘기품원’) 산하에 신뢰성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제 관건은 어디에 설립하느냐는 것인데 최우선적으로 수요자의 입장(방산관련 기관 및 산업체)이 고려돼야 되고, 또한 경제성과 효율성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최근 관련동향에 따르면 예상후보지로 대전과 세종, 구미 등이 고려되고 있다. 필자는 대전시 국방산업 육성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만큼 유치 경쟁도시 평가는 논외로 하고 대전시가 왜 신뢰성센터 입지지역으로 최적지인지를 설명하고 싶다.

우선 대전시는 3군 본부와 육군 군수사·교육사·군수학교, 국방과학연구소 등 군 컨트롤타워와 수요기관 등이 밀집돼 있을 뿐만 아니라, 국방과학연구소의 각종 연구시험실과 무기체계 시험평가장이 인접해 있으며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정한 한국기계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등 수개의 신뢰성센터(장비구축 2476종)와 역할분담 및 협업이 가장 용이하다.

둘째로 국토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어 주요 무기체계 생산업체가 밀집돼 있는 창원, 사천, 구미, 울산·부산, 인천 및 경기도의 주요도시로부터 2시간 이내 접근이 가능하다. 즉 신뢰성센터 이용 수요자인 방산 관련업체와의 접근성이 가장 우수하다는 것이다.

셋째로 우리시는 대덕특구 1단계 개발지에 국방클러스터(11만 8000㎡) 구축사업을 추진 중에 있으며, 신뢰성센터 설립에 대비해서 지구내 최적의 부지 약 2만㎡을 준비해 놓고 가능한 행·재정적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대전의 국방산업 여건을 살펴보면 전국 유일의 국방산업 육성 전담조직을 신설 운영하고, 죽동지구 국방산업단지에 LIG넥스원 등 다수의 국방기업들이 대거 입주를 시작했으며 특히 지난 4월 정부의 특화프로젝트로 ‘국방 ICT융합사업’이 선정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여기에 기품원 신뢰성센터가 대전에 설립되고, 산하 대전센터와 광주교육원이 통합 이전돼 대전분원 설립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두리라 생각된다.

기품원의 본원이 진주에 위치한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서울과 진주의 중간지점인 대전에 분원의 설립은 국방 유관기관과의 각종 회의, 교육 및 사업평가 등에 편리하게 활용될 수 있어 기품원의 효율적 운영에 크게 기여하리라 확신한다.

그러나 금번 신뢰성센터 대전유치는 행정기관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신뢰성센터 대전유치가 성공될 경우 연관산업 유입 및 유동인구 증가 등으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반시민들 뿐만 아니라 정치권의 관심과 지원이 그 어느 때 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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