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춘추]
송영훈 청양경찰서 정보보안과장 경감

최근 잇따라 언론에 보도되는 폭행, 가혹행위 등 군대 내 사고가 부모와 국민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는 가운데, 부대 각급 지휘관을 비롯한 관계당국도 사고를 막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갈수록 문화와 사고방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다양해지고 있고 이에 맞춰야 할 제도와 법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한계도 이해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딜레마로만 단정해서는 안 된다. 청양경찰서에는 14명의 의경 대원들이 근무한다. 추석을 맞아 경찰관과 함께 내무반에서 차례를 지내고 특별외박도 실시했다. 요즘 젊은층 입맛에 맞는 햄버거와 쏘시지, 피자를 먹는 날이 한달에 두 번 있다.

햄버거와 쏘세지 첫 글자를 따서 "햄쏘 데이?", "행쇼(행복하십시오)데이"이다.

부모님들과 SNS를 통해 안부와 훈련사진을 전해드리기도 하며 엄마의 사랑을 아들에게 표현해 준다.

의경어머니회와 양어머니 결연을 하여 어머니회원 미용실에서 머리도 예쁘게 깎아주고 특별외출을 통해 양어머니들과 집 밥 먹는 기회를 만들기도 한다. 체육활동과 영화 관람도 하며 경찰시험 수험준비도 도와주고 자격증 취득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요즘은 몸짱을 만든다며 헬스를 너무 많이 해 다칠까 걱정마저 든다. 그러나, 이런 제도보다 우선된 것은 관심과 사랑이라고 믿는다. 더러는 훈련에서 낙오되고 이발할 시기를 놓쳐 지적을 당하고 외박이 정지되기도 하지만, 못내 안쓰러워하는 마음을 아는지 오히려 괜찮다고 위로해 주기도 하는 우리 대원들! 정말 대견하다.

또 하나의 나의 아들이다. 책임자인 경찰관 신분상 불이익이 걱정될 정도의 묘한 분위기가 감지된 적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누군가를 낙인찍어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보다 큰 사랑으로 감싸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도록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레 해결하려는 감정과 마음의 문이 열린다.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혹시나 개방적인 소단위 부대이다 보니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나는 숙명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내 아들이 사고를 쳤다고 포기하거나 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완전히 똑 같은 아들이 될 수는 없겠지만 항상 사랑하는 눈빛과 마음으로 바라보고 토닥여 줄 것이다. 왜냐하면 나를 통해 아들의 부모들은 그렇게 하고 싶어 할 테니까….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