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식 문화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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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해체와 함께 '…스탄'으로 끝나는 이름의 수많은 나라가 독립하고 유고연방이 와해 이후 발칸반도 국가들의 독립처럼 20세기 말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잇따르는 자존선택은 민족, 독립, 국가정체성 같은 여러 화두를 떠올리게 한다. 티토라는 강력한 통치자가 사라지고 극심한 내란으로 깊은 상처를 받은 발칸 여러 나라의 우여곡절 독립선택은 '규모의 경제학'이라는 실리적 차원을 넘어선다. 유고연방이 여러 작은 나라로 갈라지는 과정에서 인종, 종교, 역사의 앙금, 자연-인문지리 환경 같은 여러 요인의 복합적인 역학관계를 찾아본다. 좁은 땅, 몇 십 만 인구라도 내 나라 이름 아래 살겠다는 열망은 불리하기 짝이 없는 현실 여건을 감수하게 하는가 보다.
마케도니아는 이런 나라 가운데 가장 열심히 국가 브랜드와 이미지 정립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 지역 태생인 고대 알렉산더 대왕을 비롯한 수많은 인물들의 동상건립으로 국가정체성과 인지도를 고양시키려 하건만 알렉산더 대왕의 연고권을 주장하는 그리스와는 마케도니아라는 국명 사용부터 마찰을 빚고 있다. 인재양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동남유럽대학교<사진 위>, 국제발칸대학교<사진 아래>?같은 대학운영에도 힘을 기울이는데 전통시장 입구 남루한 상가 2층에 자리 잡은 대학캠퍼스는 아직 갈 길이 먼 이 나라의 고단하지만 의욕적인 앞날을 보여주는 듯하였다.
<논설위원·한남대 문과대 학장·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