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칼럼]
유옥현 중소기업중앙회대전충남지역본부장

지난 여름 대전에서 전통산업 진흥을 위한 행사에 참석한 후 함께 자리한 여성CEO의 안내로 요즘 한창 유행하는 눈꽃 빙수를 먹으러 갔다. 한적한 중형 아파트단지 옆에 자리한 가게는 생각보다 훨씬 더 예쁘게 잘 꾸며져 있었고 손님도 많았다.

자영업자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들의 경영현황은 유관기관이 발표하는 경영지표보다 더 열악해 보인다. 그동안 우리 스스로 한계를 두고 떡볶이, 팥빙수, 아이스케키 등을 불량식품으로 취급하면서 단속과 규제의 대상으로 천대하고 있을때 지구 한편에서는 창업자의 창조성과 용기를 바탕으로 명품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배스킨라빈스,도너츠기업인 던킨도너츠를 탄생시켰다.

우리나라도 유통시장 개방과 IMF를 거치면서 혁신성을 갖춘 창업자들이 포화상태의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창조적 발상으로 기존시장을 확장하여 새로운 시장을 형성했다.

소비시장도 예전에 모든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던 범용화된 시장에서 유아, 청소년, 여성, 실버 등으로 세분화된 시장이 신규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마케팅트랜드 주도층으로 부상했다.

특히 트랜드를 선도하는 방송에서 복고, 웰빙, 전통, 여행 등을 새로운 콘텐츠로 발굴함으로써 일반 소비자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응답하라 1994·1997, 1박2일’등 기폭제로 한동안 촌스럽고 비위생적인 것으로 뒷골목에서 팔리던 떡복이, 단팥빵, 팥빙수가 포화상태의 창업시장에서 유망업종으로 재조명 받기 시작한다.

길거리 음식의 대표선수인 떡볶이는 음식이 부족하던 조선시대 궁궐에서 남은떡을 활용하여 만들어 먹던 귀한 별식이었다. 70~80년대에 밀가루의 대중화로 학교앞 분식집에서 인기를 끌던 떡볶이는 중장년들의 추억이 잔뜩 묻어있다. 순대, 튀김과 함께 길거리 포장마차까지 진출한 떡볶이가 90년 대말에 덥친 경제불황으로 지친 대중들에게 맵고 저렴한 가격으로 위안이 되었다. 최근 드라마, K-POP 등 한류덕분에 한식세계화의 주역으로 자리한 떡볶이는 프랜차이즈 시장규모만 3000억원을 넘어섰고 전체 시장은 1조 60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여름철에만 즐겼던 팥빙수의 변신과 재도약은 눈부실 정도로 깜짝스럽다. 지나간 시절 학교앞 구멍가게에서 보았던 녹슨 기계가 만들어낸 오색의 빙수는 유년시절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었다. 복고바람속에 제과점과 커피전문점의 틈새상품으로 자리잡은 팥빙수가 부산에서 젊은 청년창업자의 열정과 창조적 발상 덕분에 올해 시장에서 최고의 히트브랜드가 되었다.

향후 빙수의 종류가 팥과 과일에서 인절미, 망고, 불루베리 등으로 특화된 메뉴와 좋은 재료, 카페형 매장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공략한다면 프랜차이즈업계의 블루오션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추억의 먹거리들이 불량식품과 골목가게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프랜차이즈산업의 대표주자로 변신할 수 있었던 요인은 창업자의 창조적 마인드와 혁신정신으로 성취한 도전의 산물이다. 지속되는 내수부진과 치열한 경쟁속에서 제도나 환경을 탓하며 주저앉지 말고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창조적 진화를 거듭하는 길만이 지역 소상공인의 생존비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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