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사회팀

복합쇼핑몰인 대전 유니온스퀘어 조성을 골자로 한 구봉지구 도시개발사업이 대폭 수정을 거치게 됐다. 구봉지구 도시개발사업은 그동안 대규모 상업시설의 유치를 통해 지역의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지만 해당 지구에 대한 그린벨트 해제의 문턱을 넘기지 못한 데 이어 교육클러스터단지라는 주먹구구식 대안이 마련되는 것에만 그치고 말았다. 이번 결과는 당장 지역 내 자본유입 효과 측면에서 많은 이들의 실망을 이끌어 냈다는 점, 그동안 사업 추진과정에서의 막대한 행정력 소모가 무위로 돌아갔다는 부분이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그동안 반복돼 온 ‘과정없는 행정’의 모습을 여실히 보였다는 점이다. 구봉지구 도시개발사업의 현재 결과는 시가 구봉지구 개발에 필수적인 그린벨트 해제 및 이를 담당하는 중앙도시계획위원회(중도위)의 성향, 전례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야기됐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특정 사업에 대한 목표만을 고려하고 이에 따른 과정에는 부실한 대응을 일삼았다는 것이다.

최근 다시금 문제가 되고 있는 민선 4·5기에 진행된 부실 대형개발사업의 재탕격. 이름과 달리 이동이 제한적인 엑스포시민광장 무빙셸터, 분수가 개점휴업상태인 목척교 르네상스, 인근 상권의 매출 하락에 일조하고 있는 으능정이 스카이로드 등 준비단계에서의 기획미비, 설계 및 시공 상 문제점들을 총체적으로 야기한 바 있다. 시장 및 대전시의 고위관계자들의 ‘업적성 사업’, 자신들의 이름을 후세에 남길 랜드마크 건설이라는 야욕이 지속된 가운데, 구봉지구 개발사업 수정이 다시금 이런 악습의 명맥을 유지하게 된 꼴이다. 수차례, 수십차례 반복된 얘기지만 이번 민선 6기에는 기필코 악습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개발사업의 뜻 밖의 좌초, 예상에 못 미치는 결과물 등 탓에 시민의 기대와 행정력 등이 진창에 처박히는 모습이 발생해서는 안 될 일이다. 앞으로 있을 엑스포재창조 및 사이언스컴플렉스 조성, 대전 도시철도 2호선 방식논의, 옛 충남도청사 활성화, 대전역 명품역사 건립 등 굵직한 대형사업들이 지향점만 남은 ‘속 빈 강정’이 되지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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