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이 강타한 안방극장… 엠넷 ‘쇼미더머니3’ 승승장구

"지코가 오든 개코가 오든 다 이기겠다."(바비) "바비는 여전히 내게 인형으로 보인다. 바비 인형이니 갖고 놀아야지."(올티) 맞대결을 펼친 래퍼 올티가 블락비의 지코와 협업 무대를 꾸미자 래퍼 바비가 자신감을 나타내며 도발했다. 올티도 아이돌 래퍼를 꼬집듯 YG엔터테인먼트 연습생인 바비를 인형에 비유하며 맞섰다.

오는 4일 우승자가 가려지는 최종회(10회)를 앞둔 엠넷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3'는 매회 방송마다 래퍼들의 경연 무대와 랩 실력, 날 선 신경전으로 화제가 됐다.

래퍼들의 이름은 포털 실시간 검색어 10위권을 채웠고 경연곡은 음원차트 1위와 최상위권을 찍었다. 이들이 상대를 향해 날리는 독설은 '쇼미더머니3 어록'이란 제목으로 온라인에 퍼져나갔다. 시청자게시판은 재수생, 입대를 앞둔 20대, 힙합에 빠졌다는 모자(母子) 등 방청을 신청하는 글로 도배됐다.

이번 시즌에서는 타블로-마스타우, 도끼-더콰이엇, 산이-스윙스, 양동근(YDG)이 프로듀서 진으로 나서 도전 래퍼들로 네 팀을 꾸리고 지난 2개월간 경연을 펼쳤다. 3000여 명의 지원자 중 바비(도끼-더콰이엇 팀), 바스코(산이-스윙스 팀), 아이언(YDG 팀), 씨잼(산이-스윙스 팀)이 준결승(톱 4)에 올랐고 지난 28일 방송에서 1년차 래퍼 바비가 14년차 래퍼 바스코를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마지막 방송에서는 아이언과 씨잼이 겨룬 뒤 이들 중 승자가 바비와 경쟁해 최종 우승자가 결정된다. 이 프로그램은 신예 래퍼의 발굴, 오래된 연륜에도 빛을 못 본 언더그라운드 래퍼의 재발견 등 여러 측면에서 안방 시청자들에게 보는 재미를 선사했다. 물론 때로는 래퍼들이 막말과 욕설을 거침없이 내뱉고, 과한 허세를 부리는 모습에서 눈살이 찌푸려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힙합이란 장르의 저변을 다양한 연령층으로 넓힌 건 분명해보인다.

△개성 강한 랩 배틀…라이벌 구도의 팽팽한 신경전= '쇼미더머니3'의 인기 비결은 뭐니뭐니해도 뜨거운 랩 배틀이다. 마치 링 위에 오른 복서처럼 참가 래퍼들은 자신의 메시지를 담은 랩 가사를 개성 강한 플로우(목소리 톤, 박자를 밀고 당기는 스타일 등 랩의 흐름)로 토해내며 객석의 열기를 고조시켰다.

△과한 욕설·비방은 글쎄…일부 출연자 자질 논란도= 그러나 래퍼들이 무대에서 내뱉는 직설 화법과 욕설이 담긴 가사는 곧잘 '삐~' 처리가 되며 일부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 시청자(아이디 ros*****)는 "힙합이 부조리한 세상을 시원하게 까야 되는데 상대편을 미묘하게 견제하는 분위기가 지나쳐보였다"며 "멋지기보다 왠지 치졸한 느낌도 있다. '악마의 편집'이라면 정말 심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YG 연습생·탈북 래퍼 등 화제의 주인공들…유행어·별명도 잇달아= 화제의 주인공들도 탄생했다. YG 연습생인 바비와 비아이는 출연 소식이 알려지며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특히 바비가 온라인에 발표한 프로그램 경연곡은 잇달아 차트 1위를 차지했다. 대선배 바스코의 출연도 의외였다. 그는 홀로 키우는 아들 '섭이'에 대한 감성 메시지, 록 스타일을 가미한 무대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로 인해 때론 '힙합이 아니라 록'이라는 비난도 받았지만 바비와 대결한 준결승에서 정통 힙합 무대를 선보이며 '언더부심'(언더그라운드+자부심)을 보여줬다. 탈북자 출신 래퍼 강춘혁도 북한 사회를 고발하는 랩으로 화제가 됐다. 그는 긴장한 탓인지 "총살이 두려워 숨죽인 채"라고 첫 음을 뗀 후 랩을 끝까지 선보이지 못해 방송 초반 탈락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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