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내인생’ 강동원
조로증 앓는 열여섯 아들 둔 한대수 역
상업영화지만 만인에 사랑받을 영화
오랜만에 인간다운 역할 재미
아빠 배역 이입하려 상상력 의존
부성애 캐릭터는 아냐… 유쾌하게 촬영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 선천성 조로증을 앓는 열여섯 아들을 둔 서른셋의 아빠 한대수는 다른 인물보다 도드라진다. 현실적이지 않은 외양의 배우인 강동원(33)이 사연 있는 아빠 한대수로 분했다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어른보다는 아이 쪽에 가까운, 천진난만함 그 자체 같다가도 갑자기 아들에 대한 애달픈 마음을 한 뭉텅이 불쑥 꺼내놓는 한대수의 모습은 우리가 익숙한 부성애는 아니기 때문이다. 강동원은 "슬픔에 너무 힘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강동원은 "너무 슬프지만 한편으로는 유쾌한 이야기라는 것이 '두근두근 내 인생'의 포인트"라면서 "어차피 슬픈 영화인만큼 최대한 유쾌하고 밝게 연기하자고 마음먹었다"고 강조했다.

한대수는 신산한 삶에 지칠 법도 하지만 작은 것에서 기쁨을 찾는 법을 잊지 않는 소박한 인물이다. 그는 아내 최미라(송혜교 분)에게 등짝을 얻어맞으면서도 걸 그룹에 열광하는가 하면 아픈 아들이 선물로 받은 게임기를 탐낸다. 아들이 있기는커녕 결혼조차 하지 않은 강동원은 배역에 최대한 이입하기 위해 끊임없이 '상상'에 의존했다고 설명했다.

"연기는 인생의 경험치에서 나온다고 믿지 않아요. 연기는 상상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한대수가 이러이러한 상황일 것이라고 상상하고 그걸 최대한 실천하려고 노력했어요."

강동원은 "이번 영화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하나도 없었기에" 특별히 관련된 영상이나 책을 읽지 않았다고 전했다. 물론 한대수의 애끊는 마음을 상상하는 데 참고가 된 인물은 있다고 했다. "제가 공익근무요원일 때 주변에 그런 아픔을 가진 분이 있었어요.

그분의 좋은 점이 그런 점을 내색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그분은 자기 아이는 남들과 약간 다를 뿐 천재라고 하셨어요. 영화를 찍으면서 그분을 많이 생각했습니다. 제가 어렵게 시사회에 초대했는데 아직은 마음을 다 내려놓지 못해서 못 오시겠다고 하셨어요." ↗

↘ 강동원은 이어 "영화를 찍으면서 제 부모님 생각도 많이 했다"면서 "절 키우기 쉽지 않으셨겠다, 그래도 제가 건강하게 자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평소 눈물을 참지 못한다는 강동원은 배역에 몰입한 탓에 촬영현장에서 눈물도 많이 흘렸던 모양이다. 죽음을 체감한 아름이 "나는 어릴 때 까꿍놀이를 좋아했대"라고 운을 떼면서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를 읊조리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너무 오랫동안 운 탓에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고 강동원은 설명했다.

그는 막상 대형스크린에 걸린 완성본을 봤을 때도 내내 마음이 계속 짠했고 결국 한대수가 의절했던 아버지를 만나는 장면부터는 슬픔을 주체할 수 없었다고 했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정말 만인에게 사랑받을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관객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야겠다는 목표로 연기했습니다. 관객들로부터 한대수 연기가 극에 잘 녹아들었다는 평가를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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