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만한 추석영화] 강동원·송혜교 주연 ‘두근두근 내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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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 때 동네에서 제일 고왔다는 어머니의 두 손, 이제 그 마디마다 세월을 안고 깊은 주름 속으로 잠겼다. 동네 처녀 가슴 울렸던 아버지의 밝은 피부, 이제 그 안에는 검버섯과 주름이 가득 담겼다. 우리 어머니, 우리 아버지. 자식이 부모를 생각할 때 이미 부모는 늙고 병들었다. 변해버린 부모를 바라보는 자식의 심정, 지금 겪고 있거나 혹은 먼 훗날의 일이라 착각하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이를 예상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 자식의 얼굴에 난 생채기 하나에도 마음 졸이게 되는 부모가 자식 얼굴에 깃든 세월을 보게된다면. 얼굴은 80살. 마음은 16살 소년.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아이를 선물받게 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가 나왔다. 영화 ‘두근두근 내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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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한 때 헛발 왕자로 불리던 태권도 유망주 ‘대수’와 아이돌을 꿈꾸던 당찬 성격의 ‘미라’. 하지만 17살에 아이를 가져 불과 서른 셋의 나이에 16살 아들 ‘아름’이의 부모가 돼 있다. 남들보다 빨리 늙는 선천성 조로증인 아름이의 신체 나이는 여든 살. 어리고 철없는 부모지만 대수와 미라는 아름이와 씩씩하고 밝게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의 사연이 세상에 알려지고, 하루하루 늙어가는 것이 전부였던 아름이에게 두근거리는 일들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세상에서 가장 늙은 아들과 가장 어린 부모. 평범하진 않다. 하지만 특별하다. ‘비극’이라는 말 한마디로 쉽고 간단하게 이들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비극 앞에 놓인 ‘희망’을 찾는 이들의 모습에 주목해야 한다. 누군가의 부모, 또 누군가의 자식인 당신에게 이 가족이 보여주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가족으로 인생을 함께 살아간다는 것. 그것의 동력은 결국 ‘사랑’이라는 것.

김애란 원작. 이재용 감독. 강동원·송혜교 주연. 9월 3일 개봉. 117분. 12세 관람가.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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