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연애의 기억’ 여주인공 강예원

사랑이야기는 영화에서 가장 많이 다뤄진 소재라고 단언해도 과히 틀린 말은 아니다. 그래서 천편일률적인 클리셰(상투적 표현)들이 난무한다. 어찌어찌해서 만나고, 위기를 겪다가 다시 만나거나 혹은 헤어지거나….

영원히 끝나지 않는 네버엔딩스토리. 늘 반복되는 이 사랑이라는 소재가 재미있지만, 가끔 물릴 때도 있다. 그런 점에서 '내 연애의 기억'은 영화적 완성도를 떠나 신선한 구성을 보여줬다는 측면에서 눈길을 끈다.

영화는 로맨틱코미디로 가다가 스릴러로 방향을 선회한다. 전반부까지 끌어온 이야기가 맥거핀(속임수)으로 느껴질 정도로 스릴러로의 방향 전환은 빠르며 공격적이다. 그리고 이 급전환을 완충하는 캐릭터가 바로 주인공 은진이다. 주변에 한두 명씩은 있는 평범한 이름이지만, 독특한 성격의 여자다. 성격 급한 그녀는 10대 시절부터 연애를 거의 쉼 없이 한 '고수'이지만, 또한 그렇게 많이 하고도 늘 상대에게 당하는 '허당'이기도 하다.

지난 2009년 '해운대' 이후 충무로 코미디에서 주목할 만한 역할을 맡아온 강예원(34)이 은진을 연기했다. "시나리오를 보고 무조건 하겠다고 했어요. 새로웠고, 반전도 좋았어요. 읽으면서 너무 좋아 마구 소리를 질렀습니다. 주변에선 영화의 사이즈가 작아 염려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배우로서 이 작품을 하면 창피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습니다."

강예원은 '내 연애의 기억'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사실, '내 연애의 기억'은 그의 필모그래프에서 조금 도드라진 작품이다. 그동안 그는 '해운대'(2009), '하모니'(2009), '헬로우 고스트'(2010), '퀵'(2011), '점쟁이들'(2012), '조선미녀삼총사'(2013) 등의 중대형급 상업영화에 출연했는데, '내 연애의 기억'은 비교적 규모가 작은 영화이기 때문이다. 함께 출연한 송새벽과는 이번 영화에서 상대역(현석)으로 처음 호흡을 맞췄다. 말투가 빠르고 빠른 리액션에 길들인 강예원으로서는 느린 말투의 송새벽과 대사의 템포를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영화는 장르가 다른 두 편의 영화를 잇댄 듯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뉜다. 강예원은 "반전을 생각하지 않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원래 '내 연애의 기억' 시나리오에는 유쾌한 부분이 없었거든요. 물론 제 안에 유쾌함도 있지만 깊은 슬픔도 있어요.(웃음) 코미디 영화에 자주 출연한다는 주변의 우려가 있긴 해요. 그렇다고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해 영화를 선택하는 건 아니에요. 저에게 영화 선택의 첫 기준은 이야기에요. 캐릭터는 그다음이죠. 굳이 이미지를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다른 역할이 찾아올 거라 믿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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