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전 도심공원을 휴식과 치유 기능을 구비한 생태공원으로 조성한다고 한다. 둔산동 시애틀공원(1만3077㎡)에 실개천·생태연못 등 친수공간은 물론 어린이 생태놀이터, 빗물공원, 곤충원 등도 들어선다. 샘머리공원(2만5000㎡)에도 습지공원을 조성하고 수생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산책길도 마련된다. 둔산동 정부대전청사 앞 광장(5만7000㎡) 또한 생태휴식공간으로 조성한다. 도시공원이 이제야 제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

지난날 둔산지구 개발 초기만 해도 과도한 건축 대지 분양 등으로 특색 없는 아파트와 건물만 들어서는 기형구조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면치 못했었다. 타 시도보다 뒤늦게 도시개발에 나섰음에도 당시 녹지 공간 확보에 소홀했다는 반성도 여전히 남아있던 터였다. 그런 점에서 자투리땅을 이용한 녹지공간 확충이라든가 소공원의 생태화는 삭막한 도심에 생명의 숨결을 한껏 불어넣어주는 일로 평가할 수 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는 우리나라 도시 생활에도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도시마다 폭염으로부터 안전한 도시 프로그램 구축에 여념이 없는 것도 그래서다. 도시 공원, 가로수, 숲 등을 모두 포함한다. 분지형 도시 대구가 폭염도시 이미지를 벗고 매력적인 숲의 도시로 탈바꿈한 성공 사례로 꼽힌다. 도시 숲의 열섬 완화 효과는 3~7℃다.

각 지자체는 물론 환경부와 산림청의 관련 정책에 주목하는 이유는 여럿이다. 콘크리트 구조물과 아스팔트에 포위된 칙칙한 회색도시에서 무얼 기대할 건가. 생기 넘치는 푸른 숲과 화초가 무성하게 자라고 실개천이 흐르는 도심 속의 생태공원은 상상 그 자체만으로도 답답했던 가슴이 시원하게 뚫린다. 도시 역시 하나의 유기체인 까닭이다.

도시민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하려면 행정에만 기대할 수는 없다. 역대 단체장들이 지난날 시행했던 도시 숲 가꾸기 정책은 물량위주의 성향으로 인한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생태적 관점의 배려와 시민 참여를 유인할만한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첨단과학과 문화에다 생태까지 함께 어우러지는 도시이미지와도 접목하는 디자인이 뒤따라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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