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시청사·구청사 어느 것이 먼저?
국장실 본관·과 별관·실무부서 구청
공무원조차 위치 잘 몰라
부서간 조율도 쉽지 않아
시청사 분산배치 예산낭비
별관임대료 年1억4천만원

통합청주시가 출범한 지 한달여가 됐다. 통합 초기 어수선한 분위기는 어느 정도 가라 앉았지만 청사 문제는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청주시는 시청사와 상당·흥덕구청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동시에 진행된다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충청투데이는 본청의 각 부서가 여러 곳에 분산돼 발생하는 문제와 함께 시청사와 구청사 건립순서에 관한 주민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대안을 제시해본다. 편집자 주

농사를 짓는 김모(55) 씨는 29일 민원 신청을 위해 청주시청을 찾았다. 당연히 본청에 있으려니 생각했지만 농정국 소관 과는 응석빌딩과 상당구청(전 청원군청) 2곳에 분산돼 있었다. 문의를 받은 직원들도 어느 과가 어느 곳에 위치해 있는지 몰라 자료를 찾아봐야 했다.

김 씨는 “시청 곳곳에 별관의 위치와 과가 표시돼 있지만 주의깊게 보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공무원도 모르는데 일반인들은 더욱 찾기 힘들다”고 푸념했다.

시청이 분산돼 있어 어려움을 겪는 것은 민원인 뿐 만이 아니다. 시청 공무원들도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농정국장실은 본관에 있지만 주무과인 농업정책과는 제1별관인 응석빌딩에 있다. 또 대부분의 실무부서는 상당구청에 모여 있다. 회의라도 한 번 하려면 장소를 찾기도 만만치 않다. 부서간 조율이 이뤄져야 하는 업무도 쉽지 않다. 전화로 대체한다고는 하지만 수시로 얼굴을 맞대고 회의를 하는 것과는 차이가 크다.

시청사의 분산 배치는 예산 낭비로도 이어지고 있다. 청주시는 본관과 상당구청 외 3곳의 민간건물을 임차해 별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보증금만 3억원이고 임대료는 연간 1억 4000만원이 쓰이고 있다. 2020년까지 시청사를 건립한다는 계획대로라면 9억 8000만원이 필요하다. 물론 계획대로 2020년까지 시청사가 완공될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다.

본청 부서의 분산배치로 인한 문제가 부각될수록 청주시가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시기도 빨라지고 있다. 시청사와 상당·흥덕구청사 중 어느 것부터 건립하느냐다. 한범덕(62) 전 청주시장과 이종윤(63) 전 청원군수는 실제로 구청사가 청원군에 설치되겠느냐는 청원군민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구청사를 최우선으로 건립하겠다고 했다. 상식적으로도 임시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구청사를 먼저 건립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졌었다.

시청사와 구청사를 동시에 건립한다면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순수 시비로 건립해야 하는 구청사는 한 곳당 500억원의 건축비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흥덕구는 부지매입비 50억~60억원이 추가돼야 한다. 시청사는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지만 시비가 투입돼야 할 부지매입비만 약 6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1년 예산이 2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청주시지만 현실적으로 동시 진행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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