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지원사업 ‘허위기재 기술평가원에 공문보내라’ 지시
추진방안 대화 자리에선 “회신 없을땐 다시 질의하겠다”
메모지 등 촬영보관 … “충북도 감사로 응분 조치 취해야”

<속보>=충북도립대의 ‘제식구 죽이기’ 배후에 이 대학 함승덕(58) 총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본보 29일자 1면 보도>29일 도립대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함 총장은 A 교수가 '마이크로 그리드(Micro grid) 기술인력 양성 기초트랙' 사업에 선정됐다고 보고를 받은 뒤 이 대학 산학협력단 관계자 B 씨를 불러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 공문을 보내라며 메모지를 건넸다.

함 총장이 건네 준 메모지에는 A 교수가 에너지기술평가원에 제출한 당초 사업계획서에 참여 연구원 3명의 소속 기관이 허위로 기재됐다고 지적하는 내용이 적혀있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들은 또 함 총장이 B 씨에게 에너지기술평가원에 이러한 사실을 확인한 후 협약 체결 등 사후 처리에 대한 사항을 대학 산학협력단으로 통보해 달라는 내용도 포함시키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누가봐도 국가지원사업을 취소시키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B 씨는 충청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함 총장의 메모지 내용을 촬영한 사진을 보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관계자들은 또 “지난 25일 함 총장과 A 교수, 산학협력단장, B 씨 등이 만나 공문발송 경위 및 향후 추진방안 등을 놓고 회의하는 자리에서 함 총장은 30일까지 기술평가원으로부터 회신이 오지 않을 경우 산업통상자원부에 다시 질의하겠다고 말했다”면서 “교수 개인연구과제도 아니고 학생들을 위한 국가지원사업에 대해 비협조적으로 나가는 게 교육자로서 할 일이냐”고 비난했다.

앞서 A 교수가 총괄 책임자로 있는 도립대 산학협력단은 정부의 에너지 인력양성사업에 선정돼 앞으로 4년간 (2014년 7월1일~2018년 6월30일) 모두 12억원(정부지원 8억원)을 지원받을 예정이었다. 이 지원금은 신에너지 개발인력 양성을 위해 이 대학 학생들의 장학금과 기자재 구입비, 연구비 등으로 쓰여질 예정이었다.

한편 에너지기술평가원으로부터 선정된 국가지원사업을 총장이 나서 취소시키려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학내는 물론 지역사회에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대학 안팎에서는 “다른 대학은 이 사업을 따기 위해 부총장까지 나섰다는데, 도립대는 총장이 앞장서서 사업을 방해했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감독기관인 충북도는 철저하게 감사해 응분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진석 기자 joo3020@cctoday.co.kr

옥천=황의택 기자 missma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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