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여행업계 ‘불황·세월호 여파’ 성수기 피해 6·9월 수요 늘어

긴 불황에 여름성수기의 높은 물가를 피해 아예 휴가를 당기거나 미루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짧은 피서를 떠나는 '알뜰휴가족'이 늘고 있다. 초저가 상품, 당일여행 등이 새로운 여름휴가 경향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29일 청주시내 여행업계에 따르면 경제불황이 이어지면서 조기에 예매하거나 휴가 일정을 앞당기거나 늦춰 여행비용을 줄이려는 실속파 고객이 늘고 있다.

조기 예약으로 할인 혜택은 물론 성수기를 피하기 때문에 여행지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번잡한 휴가철을 피해 '나홀로 여행'을 즐기는 이들도 늘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청주국제공항의 수송실적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11~2013년 3년간 평균 국내선(여객기) 수송실적을 보면 6월 9만 6640명, 7월 9만 3066명, 8월 10만 5133명, 9월 9만 1124명 등 6월 이용실적이 7월 실적을 앞질렀다.

직장인 김모(32·여·청주 청원구) 씨는 "원래 이달말에 제주도로 2~3일 휴가를 다녀오려고 했는데 성수기 가격으로 따져보니 50만원 이상 비용이 더 들더라"며 "성수기를 피하면 휴가비를 줄일 수 있을 것 같아 올해는 평소보다 앞당겨 지난달에 혼자 다녀왔다"고 말했다.

성수기의 높은 물가를 피해 아예 휴가를 미루거나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짧은 피서를 떠나는 이들도 있다.

주부 이모(44·청주 흥덕구) 씨는 "매년 가족들과 사나흘 일정으로 여름휴가를 다녀왔는데 올해 휴가는 당일치기 일정으로 짰다"며 "숙박비 부담이 너무 크고 올해 가계 사정도 좋지 않아 비용절약을 위해 가까운 계곡에서 놀다 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에어컨 등 냉방기기 보급이 일반화되고 비용부담을 줄이려는 이들도 늘면서 도심에서 보내려는 경향도 보인다.

주부 김모(39·청주 청원구) 씨는 "더운 날씨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피서지에 가봤자 정신없고 피곤하기만 하다"며 "차라리 아이들과 여유롭게 연극이나 영화를 보고 박물관, 전시회장 등을 둘러보는 게 아이 교육을 위해서도 비용측면에서도 훨씬 나을 것 같아 올해는 별다른 휴가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주시내 한 여행업체 관계자는 "여전히 성수기에 휴가를 가는 이들이 많지만 세월호 참사 여파와 긴 불황 등의 영향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알뜰족이 점차 늘고 있는 경향"이라고 말했다.

주영민 기자 ymjoo@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