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체발견 40일 지나 발표
2 별장근처인데 무연고 추정
3 금주가인데도 술병 발견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보이는 변사체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 지역사회의 반응이 뜨겁다. 일각에선 갑작스레 변사체로 발견된 유 전 회장 죽음을 대체적으로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특히 변사체에서 채취한 DNA가 유 전 회장의 것이 맞다는 경찰 발표에도 “조작된 것 아니냐”는 주장을 내세우는가 하면 시신을 발견하고도 40여일이 지나서야 결과를 밝힌 수사과정도 석연치 않다는 분위기다. 경찰의 수사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바로 변사체 발견시기다.

유 전 회장 추정 변사체는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의 한 매실밭에서 발견됐는데 매실의 경우 본격 수확시기가 5월 말에서 6월 중순까지다.

보통 매실 농가에선 수확 전 병해충과 조류 등에 의한 과실 손실을 막으려고 하루에도 몇 차례씩 밭을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이 과정에서 충분히 시신이 발견될 가능성이 높지만 6월 중순이나 되서야 백골에 가까운 시신이 확인됐다는 점이 의문으로 남는다.

또 다른 의문점은 경찰이 유 전 회장의 별장 인근에서 변사체가 발견됐음에도 무연고 변사자로 추정하고 신원확인을 했다는 점이다.

대전시민 김 모(36) 씨는 “온 나라가 유병언 잡기에 혈안이 된 상황에서 유력 은신처였던 별장 근처에서 발견된 시신을 아무런 의심도 없이 무연고 시신으로 단정했다는 게 말이 되냐”며 “과연 수사당국이 유병언 잡기에 주력한 것이 사실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은 그동안 모두 55회에 걸쳐 총인원 8116명을 동원해 정밀수색을 진행했고, 송치재 휴게소 주변과 구원파 관련 부동산 등 143곳에 대한 수색도 병행했다.

하지만 송치재 휴게소에서 2.5㎞ 가량 떨어진 매실밭에서 유 전 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가 발견됐고, 변사체를 발견한 것 역시 경찰이 아닌 농장 주인이었다.

유 전 회장의 시신이 백골 상태로 발견된 점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수사당국은 지난 5월 25일까지 유 전 회장이 송치재 별장에 머무른 뒤 도주했다고 밝혔다. 이후 17일이 지난 시점에서 유 전 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가 발견됐지만, 시신이 백골 상태로 부패하기까지 시간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게다가 시신과 함께 발견된 유류품 역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병이 있고 술을 마시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유 전 회장의 시신 옆에는 스쿠알렌(건강보조제) 빈병 1개와 빈 막걸리 1병, 빈 소주병 2병이 발견된 점이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한 네티즌은 “경찰이 자살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같은데 죽으려고 결심한 사람이 건강식품인 스쿠알렌을 들고 있는 게 말이 안된다”며 “적잖은 도피 자금을 갖고 있다는 유 전 회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면 과연 그 돈은 누가 가지고 있는 것인가? 수사당국의 발표를 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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