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포털 사람인 통계조사
보증금 등 주택관련비 43%

#1.직장인 정모(32·대전 서구) 씨는 직장생활 5년차지만 아직도 은행 빚에 허덕이고 있다. 최근 결혼을 하면서 빌린 전세대출 4000만원과 학자금대출 1500만원을 합쳐 모두 5500만원의 빚을 갚아야 하는 실정이다.

#2.회사원 박모(37·대전 유성구) 씨도 대출과의 전쟁 중이다. 집 장만에 생활비까지 이리저리 대출을 받아 썼더니 매달 이자를 갚기에도 벅찬 상황이다. 박 씨는 대출인생을 한탄만 하고 있다.

직장인 절반 가까이는 은행 등에서 빌린 대출금 때문에 빚더미에 앉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에 따르면 최근 직장인 1305명을 대상으로 ‘현재 빚 여부’를 조사한 결과 632명(48.4%)이 빚이 있다고 대답했다.

또 직장인들이 진 빚은 1인당 평균 4472만원으로, 이들 중 35.6%는 빚이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빚을 지게 된 이유(이하 복수응답)로는 보증금 등 주택관련비(42.9%)가 가장 많았고, 학자금(32.6%), 생활비(29.4%), 쇼핑 및 유흥비(5.9%), 자녀 양육비(5.4%), 결혼자금(4.6%)·개인용돈(4.6%) 등이 뒤를 이었다. 결혼 여부에 따라서는 미혼 직장인은 학자금(48.2%)을, 기혼자는 역시 보증금 등 주택관련비(63.5%)를 각각 1순위로 선택했다.

빚을 지고 있는 형태로는 제1금융권 대출(57.8%)이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정부대출(22%), 제2금융권 대출(17.4%), 가족 및 친척(11.1%), 카드연체(6.6%), 현금 서비스(6.3%), 지인(4.7%), 대부업체(3.5%) 등 순이었다.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대출상환 예상 소요시간은 평균 5년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는 1년(14.9%), 5년(14.7%), 2년(14.6%), 3년(13.9%) 등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직장인 10명 중 6명(62.9%)은 자신이 일을 해도 경제적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근로 빈곤층(워킹푸어)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본인이 워킹푸어라고 생각이 드는 순간으로는 ‘만족할 만큼 저축을 못할 때(45.4%)’, ‘노후 준비를 못해서 불안할 때(42.3%)’, ‘저축을 전혀 시작하지 못해서(35.6%)’, ‘품위유지·문화생활 등의 여유가 없을 때(34.5%)’ 등을 꼽았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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