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장직 인수위 “과선교 설치 40억 추가 투자 필요” 주장
현장점검 관계자 “20억이면 충분 … 사업비·관리비 부풀려져”
윤성종 인수위 대변인 “전문가 검토 받을 시간 부족해” 해명

민선 6기 제천시장직 인수위원회가 시민에게 보고했던 ‘삼한의 초록길 사업’ 검토 보고서가 엉터리로 만들어졌다는 의혹이 나왔다.

인수위가 이 사업을 중단해야 할 명분으로 줄기차게 주장했던 ‘과도한 사업비와 관리비’가 실제보다 부풀려졌다는 정황도 속속 드러났다. 인수위는 20여 일의 활동 기간 최명현(63·새누리당) 전 시장이 역점 추진했던 이 사업을 재검토하면서 ‘과도한 예산 투입과 유지관리 비용’ 등을 이유로 전면 중단해야 할 사업으로 규정했다.

인수위는 이런 내용을 지난달 23일 제천농협 대회의실에서 ‘제천시 현안 및 정책 방향 시민 토론회’를 열고 시민들에게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시민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인수위는 또 이런 의견을 이근규(54·새정치민주연합) 시장에게 보고했고 이 시장은 최근 관련 부서에 “2구간 사업을 전면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인수위는 당시 보고서에서 “(2구간 사업비는 ) 2개의 과선교 설치로 40억원의 추가 투자가 필요해 관광사업의 적정성과 타당성이 없다”며 전면 중단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인수위의 분석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제천시의회가 지난 21일 벌인 사업 현장 점검에 동행한 제천시 지역개발과 관계자는 “인수위가 검토한 추가 사업비는 잘못됐다”며 “사실은 (인수위가 표현하는 것처럼)과선교가 아니라 보행육교이고, 1개를 건설하는 데 10억원씩 20억원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인수위가 지적했던 유지 관리 비용에 따른 재정 부담에 대해서는 “연간 6200만원 정도면 된다”고 말했다. 인수위가 걱정했던 것처럼 유지 관리 비용이 재정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의미다. 현장에 있었던 다른 공무원도 “한 인수위원이 보행자의 안전성 문제를 거론하며 오버브리지를 설치하려면 얼마 정도 들어가냐고 질문해 2곳을 합쳐 20억원 정도 들어간다고 답했는데, 잘못 전달돼 40억원으로 부풀려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현장을 지켜봤던 한 시민(45)은 “지방선거 당시 삼한의 초록길 전면 재검토를 약속한 이근규 시장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인수위가 처음부터 사업 중단을 목표로 엉터리로 검토한 것 아니냐”며 “어찌됐건 많은 시민에게 엉터리 정보를 전달한 만큼, 인수위나 이 시장이 책임져야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의혹에 대해 윤성종(50) 당시 인수위 대변인은 “인수위원회의 현장 방문 당시 보고를 담당한 공무원이 오버브리지 2개를 건설하는 데 분명히 30억~40억원 정도 든다고 했고, 재차 확인했다”고 부인했다. 그는 하지만 전문가 검토를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공무원의 답변을 듣고 40억원으로 추정했다.

인수위 활동 기간이 짧아 물리적으로 전문가의 검토를 받을 시간이 부족했다”고 해명했다. 시는 전문가와 공무원으로 TF팀을 구성해 삼한의 초록길 2차 구간(솔방죽 생태 녹색길 조성사업)을 중단할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제천=이대현 기자 lgija2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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