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와 천재 화가들展] 회개하는 성 베드로
프란시스코 호세 데 고야作

▲ 프란시스코 호세 데 고야 / 회개하는 성 베드로 / 1820-24 / 캔버스에 유채 / 73×64.1cm

고야의 ‘회개하는 성 베드로’는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하늘을 향해 눈물을 흘리며 회개하는 성 베드로를 그린 것이다.

무엇보다 꽉 쥔 두 손만큼이나 하늘에 대한 기도는 애절함으로 가득 차 있다.

이 그림의 내용은 작품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베드로가 닭이 울기 전 처벌을 받을까 봐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라는 사실을 세 번이나 부인하고 그리스도의 예언을 깨달은 베드로를 묘사하고 있다.

예수를 배반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자신의 약속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고야는 신과 강렬하게 교감하고 있는 것처럼 상반신만을 화면 가득히 배치하며 극적인 장면을 표현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가 베드로에게 지어준 반석(盤石)이란 이름을 상징하듯 하단에 바위를 그렸고, 바위 위에 그려진 두 개의 열쇠는 예수가 베드로에게 준 열쇠로 천국의 문지기로서의 사명을 나타내는 표시이다.

화풍으로 미루어 보아 이 작품은 고야가 정치적인 풍자화를 그리다가 프랑스 보르도로 망명을 떠나기 직전에 스페인 마드리드의 교외에 지은 자신의 별장인 ‘귀머거리의 집(Quinta del Sordo)’에서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화면 가득히 표현된 검은 톤으로 표현된 이 작품은 고야가 이미 청력을 잃고 만년에 그린 것으로 경이로울 정도로 천재적인 그의 예술혼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초기에 산타 바바라의 왕립 타피스트리 팩토리를 위해 삽화를 제작했던 고야는 1786년에는 왕의 화가가 됐고 1789년에는 법정 화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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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오랜 경력은 엄청난 정치적 격변 속에서도 계속됐고 사건들은 때론 그의 작품에 반영됐다. 1824년, 페르디난드 7세의 억압적인 절대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병세를 핑계로 보르도로 망명을 떠난 고야는 1828년 그곳에서 생을 마감한다. 그 이후 19세기 예술가들에게 있어서 고야의 영향은 대단했다.

낭만주의, 상징주의, 인상주의뿐만 아니라 표현주의, 초현실주의까지 그의 영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광범위하다. 필립스컬렉션을 설립한 던컨 필립스는 고야를 ‘옛 거장과 훌륭한 모더니스트를 잇는 징검다리’라고 말했고 세잔과 함께 ‘무게감과 장엄함의 조화’를 내다본 선지자로 봤다고 한다.

해설 : 김민기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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