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 칼럼]
이지호
대전이응노미술관장

대전에는 도심을 관통하는 녹색의 둔산대공원과 한밭수목원을 주변으로 이응노미술관이 있다. 그 로비에는 ‘카페 프레 생제르베’와 ‘미술관 아트숍’이 있다.

이 미술관 카페는 이응노 화백이 작고하기 전 그의 마지막 아틀리에가 있던 파리 근교 작은 도시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미술관 아트숍은 이응노의 작품을 활용한 상품들로만 구성돼 유일하게 이곳에서만 이응노 아트상품을 살 수 있다. 미술관은 이응노의 분위기를 일상으로 가져가고 싶은 이들로 연일 붐빈다.

또 대전의 기업과 대덕특구의 국책 연구소 등은 이응노미술관의 세련된 분위기를 그들의 홍보·마케팅의 하나로 활용하고 싶어 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지난 7월 3일 이응노미술관 법인 멤버십 1호로 가입했고 오는 9월 대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측정표준협력기구 총회(APMP 2014)'의 환영연을 이응노미술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이제 미술관은 유물을 보관하는 역사의 창고가 아니라 대중과 소통하는 장소로 거듭나고 있고 지역 경제 발전의 주요 동력으로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게 됐다.

박근혜 정부도 문화가 경제동력 그 자체라는 현실을 감안해 문화융성을 국가 4대 기조 중의 하나로 선정했다. 문화융성위원회가 일상 속 문화 확산을 위해 올해 초부터 매달 마지막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한 것도 이러한 움직임의 일환이다.

대전도 '문화가 있는 날' 행사는 물론 지자체와 민간단체 차원에서 경제와 문화의 발전을 동시에 이루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특히 민선 6기는 대덕특구의 과학 콘텐츠를 대전 경제발전의 성장 동력으로 쓰겠다고 한다. 대전에만 있는 현대미술의 거장 이응노 콘텐츠는 민선 6기가 가장 유심히 들여다봐야할 경제성장 동력의 열쇠다. 더욱이 대덕과학벨트와 화학반응을 한다면 산업화로 이어질 수 있는 '이응노 콘텐츠'는 젊은이들의 창의 고용 기회가 돼 그들이 재능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피카소의 고향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피카소 미술관은 전시 관람은 물론 아트상품 판매와 레스토랑 운영 등으로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역의 일자리 창출과 순수미술이 갖는 품격이 바르셀로나를 더 아름답게 마케팅하고 있는 것이다.

이응노미술관도 이응노라는 작가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유족으로부터 기증·위임 등의 형식을 통해 이응노 화백의 저작권을 보유·관리하고 있다. 작가의 작품과 이미지의 사용권 등 작가가 생산한 모든 것에 대한 권한을 갖는 것이다.

이러한 이응노 콘텐츠는 앞으로 문화 도시로서의 대전의 격을 높이고 대전의 미래를 이끌어갈 경제 동력으로 활용돼 현재 지속되고 있는 지역 경제의 부진을 극복하는데 다소 일조할 것이다.

흔히 시설이나 행사와 같은 '하드웨어'는 비교적 쉽게 구축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담겨질 '소프트웨어'다. 이것은 긴 시간과 섬세함을 요하며 바로 이 섬세함이 ‘문화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응노 콘텐츠는 앞으로 대전의 미래를 책임질 문화 산업의 주체로서 대전의 문화적 성숙을 담보하는데 일익을 담당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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