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스 로드리게스 등 빅클럽 관심 집중
한국, 손흥민 맑음…박주영·이청용 흐림

▲ 콜롬비아 하메스 로드리게스. 연합뉴스

세계 축구인의 이목이 쏠리는 월드컵은 선수에게 있어 자신의 가치를 뽐낼 가장 좋은 전시장이다. 막바지를 향해 가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여러 신예가 두각을 나타내며 명예와 부를 한 번에 거머쥘 채비를 마쳤다.

이번 대회 최고의 신성으로 떠오른 선수는 단연 콜롬비아의 하메스 로드리게스(모나코)다. 로드리게스가 대회 전에 완전 무명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해 5월 4500만유로(약 617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포르투에서 모나코로 이적했다.

하지만 당시엔 과다한 이적료라는 비판이 있었고, 모나코로서도 미래를 내다본 투자 성격이 강했다. 이번 대회에서 콜롬비아는 8강에서 행진을 멈췄지만 로드리게스는 여섯 골을 터뜨려 득점왕 경쟁의 선두로 대회를 마감하며 일약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로 부상했다.

특히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 보여준 왼발 터닝슛은 이번 대회 최고의 골 장면 중 하나로 꼽힐 정도여서 그가 세계 축구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데 한몫했다. 현재 로드리게스를 둘러싸고 세계 최고의 구단인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물밑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모나코 구단은 "계약이 4년 남았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벨기에 '황금세대'의 일원인 디보크 오리기(릴)는 촉망받는 신예에서 스타로 거듭난 선수다. 이번 대회 득점은 한 골밖에 없었지만 수비수를 손쉽게 따돌리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돌파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 또는 독일 프로축구 도르트문트 등 대형 구단으로의 이적이 유력하다.

리버풀이 오리기를 노리는 것은 지난 시즌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루이스 수아레스의 이적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 애초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이었던 수아레스는 비록 상대 선수를 깨무는 '핵이빨 사건'으로 명성에 또 먹칠을 하기는 했지만 조별리그 잉글랜드전에서 터뜨린 두 골로 실력을 과시했다.

바르셀로나가 리버풀과 수아레스의 이적 협상을 진행 중이며, 그의 이적료는 8000만파운드(약 1385억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수아레스의 몸값으로 5000만파운드(약 865억원) 정도만 책정한 바르셀로나는 3000만파운드(약 519억원)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칠레 출신 알렉시스 산체스를 리버풀에 넘기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아레스의 빈자리를 오리기와 산체스만으로 채우기에는 불안했는지 리버풀은 네덜란드의 클라스얀 휜텔라르(샬케04) 영입도 추진하고 있다. 수아레스라는 초대형 매물의 움직임에 여러 파생 거래가 생겨나는 모양새다.

이번 대회에서 숱한 화제를 낳은 골키퍼들도 대형 구단들의 레이더에 들어 있다. 멕시코의 '거미손' 기예르모 오초아는 고난을 딛고 다시금 실력을 입증해 빅클럽들의 관심을 받는 경우다. 그는 2011년 약물 검사에 걸려 대형 구단으로 이적하는 데 발목을 잡혔고, 결국 프랑스의 AC아작시오와 계약해야 했다. 이번 대회에서 브라질, 네덜란드 등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건재를 과시한 그는 아작시오와 결별해 현재 무적 신분인 데다가 과거의 약물 양성 반응 또한 고의가 아니었다는 판정을 받은 '깨끗한' 상태다. 오초아는 최소 20개 이상의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어느 팀으로 갈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오초아에 필적하는 선방쇼를 펼친 코스타리카의 케일러 나바스(레반테)는 스페인 프로축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노리고 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지난 시즌 골문을 지켰던 벨기에 출신 티보 쿠르투아가 임대 계약이 끝나 다음 시즌 첼시로 복귀할 예정이어서 그의 자리를 이번 대회 최고의 골키퍼로 부상한 나바스로 채운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외에 네덜란드의 특급 조커 멤피스 데파이(에인트호번), 콜롬비아 공격의 첨병 후안 콰드라도(피오렌티나) 등도 잉글랜드 구단들의 구매 목록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컵 대박의 기대에 부푼 외국 선수들과 달리 시선을 한국으로 돌리면 상황이 좋지 않다. 이번 월드컵에 한국 대표팀의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섰던 박주영은 대회 도중 직장마저 잃었다. 원소속팀 아스널이 박주영과의 계약 만료를 발표해 지난 1일부터 소속팀이 없는 '무적 선수'가 됐다.

같은 무적이지만 여러 구단의 구애를 한몸에 받는 오초아와 대회를 통틀어 슈팅 1개의 기록을 남긴 박주영은 전혀 다른 처지에 있다.

잉글랜드 2부 리그 탈출이 시급했던 이청용(볼턴) 역시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해 오히려 주가가 떨어져 버렸다.

위안이 되는 것은 손흥민(레버쿠젠) 정도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팀 공격의 유일한 활로나 다름없었던 그는 유럽 언론이 꼽은 '리버풀에서 수아레스를 대체할 수 있는 10인의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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