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감독 우승 좌절… 코스타리카·콜롬비아 8강 최고

▲ 호세 페케르만 콜롬비아 감독(왼쪽)이 5일 열린 브라질과의 8강전에서 패배한 후 제임스 로즈리게스를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20회째를 맞은 월드컵 축구대회가 브라질에서도 이방인 감독의 우승은 허락하지 않았다.

콜롬비아 출신 호르헤 핀토 감독이 이끈 코스타리카가 6일(한국시간)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8강전에서 네덜란드에 승부차기 끝에 패하면서 이번 대회에서도 '월드컵 공식' 하나가 깨지지 않고 이어졌다. 외국 대표팀을 이끌고 우승컵을 들어 올린 사령탑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 4강에 진출한 브라질(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독일(요아힘 뢰브), 아르헨티나(알레한드로 사베야), 네덜란드(루이스 판 할) 모두 자국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1930년 우루과이에서 시작한 월드컵 우승국 감독은 모두 그 나라 사람이었다. 다른 나라 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 결승에 오른 사령탑조차도 1958년 스웨덴 대회의 조지 레이너(잉글랜드) 스웨덴 감독,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의 에른스트 하펠(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 정도다.

이는 브라질, 이탈리아, 독일 등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강국들이 축구 인프라나 저변 또한 세계 정상급 수준이라서 대표팀 감독을 찾으려고 굳이 나라 밖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없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축구종가' 잉글랜드는 자존심을 버리고 2002년과 2006년 스벤 예란 에릭손(스웨덴), 2010년 파비오 카펠로(이탈리아)라는 타국 감독에게 잇달아 월드컵 대표팀 지휘봉을 맡겨봤지만 우승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32개 본선 참가국 중 14개국이 외국인 사령탑의 지휘를 받았다. 카메룬(폴커 핀케)·스위스(오트마르 히츠펠트)·미국(위르겐 클린스만)이 독일, 코스타리카(호르헤 핀토)·에콰도르(레이날도 루에다)·온두라스(루이스 페르난도 수아레스)는 콜롬비아 출신 사령탑을 앉혔다.

칠레(호르헤 삼파올리)와 콜롬비아(호세 페케르만)는 아르헨티나, 일본(알베르토 자케로니)과 러시아(파비오 카펠로)는 이탈이아, 이란(카를로스 케이로스)과 그리스(페르난두 산토스)는 포르투갈 출신 지도자에게 각각 대표팀을 맡겼다.

코트디부아르(사브리 라무시)는 프랑스, 알제리(바히드 할릴호지치)는 옛 유고슬라비아 출신 사령탑과 함께 이번 월드컵에 나섰다. 콜롬비아, 그리스, 코트디부아르, 일본이 속한 C조는 4개국 모두 감독이 외국인이었다.

하지만 결국 이방인 감독은 이번에도 월드컵 우승과는 인연을 쌓지 못했다. 핀토 감독은 코스타리카를 이끌고 우루과이, 잉글랜드, 이탈리아가 속한 '죽음의 조'를 조 1위로 통과한 데 이어 사상 처음으로 8강까지 진출시켰고 콜롬비아를 16년 만에 월드컵 본선무대에 올려놓은 페케르만 감독도 내친김에 사상 첫 8강까지 이끌면서 콜롬비아 축구사를 새로 쓰는 등 지도력을 뽐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알제리를 역시 처음으로 16강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결국 외국인 감독의 이번 대회 최고 성적은 8강에서 멈췄다. 월드컵은 이번에도 이방인 감독에게는 호락호락한 무대가 아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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