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연합뉴스
조별리그 때와는 확연히 다른 답답한 모습을 보이던 네덜란드였지만 결국 아리언 로번(바이에른 뮌헨)이 있었다.

로번은 30일(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탈레자의 카스텔랑 주경기장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대회 16강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 라파엘 마르케스(레온)로부터 페널티킥을 이끌어내 2-1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이날 네덜란드는 경기 초반부터 나이절 더용(AC밀란)이 부상으로 빠지는 불운 속에 전체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후반 막바지까지도 승리를 장담하기 쉽지 않은 처지였다.

네덜란드는 조별리그에서 본선 32개국 중 가장 많은 10골을 터뜨리며 '화력의 팀'으로 이름을 날렸으나 멕시코의 철벽 수비 앞에 힘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

그런 와중에도 로번은 특유의 스피드를 앞세워 찬스를 만들어갔다.

로번은 네덜란드가 고전을 이어가던 전반 추가시간 로빈 판 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완전히 자리를 잡은 로번은 볼을 다투다 상대 선수의 태클에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 선언을 기다렸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네덜란드가 멕시코에 선제골을 내준 후반 29분 로번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수비를 완전히 따돌리고 오른발 슈팅을 때렸으나 이번에는 멕시코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아작시오)의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남겼다.

판 페르시가 후반 31분 교체돼 나간 가운데 중심을 지켜야 할 선수는 결국 로번이었다.

이후 후반 43분 네덜란드가 베슬러이 스네이더르(갈라타사라이)의 동점골로 기세가 오른 상황.

로번은 추가 시간 다시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돌파하면서 결정적인 파울을 얻어내 페널티킥을 유도했다.

마르케스의 다리에 걸려 넘어지는 동작이 다소 과장돼 보이기도 했으나 결국 네덜란드의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로번이 얻어낸 이 페널티킥을 클라스 얀 휜텔라르(샬케)가 종료 직전 성공하면서 경기는 결국 네덜란드의 역전승으로 막을 내렸다.

조별리그에서 판 페르시와 나란히 3골을 터뜨리며 네덜란드의 공격을 이끄는 로번은 이날 득점을 추가하지는 못했지만, 팀에 꼭 필요한 소금 같은 활약을 펼치며 숨은 주인공으로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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