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제점 D·E 등급 각각 19곳·11곳
A등급 2곳… S등급은 한 곳도 없어

대형 참사를 빚은 세월호에 대한 선박검사를 소홀히 한 선박안전기술공단과 원전부품 납품비리와 관련있는 한국수력원자력 등 11개 공공기관이 정부의 경영실적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E등급을 받았다.

기획재정부가 18일 발표한 '2013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보면 S등급을 받은 기관은 단 한 곳도 없고 A등급 2개, B등급 39개, C등급 46개, D등급 19개, E등급 11개 등으로 나타났다.

전체 공공기관 117개 중 무려 25.6%인 30곳이 기관장에 대한 해임 건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낙제점'인 D·E등급을 받은 것이다. 이 같이 공공기관의 성적이 추락한 것은 세월호 사고 등을 계기로 국민의 안전 등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무에 대한 평가가 강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들 공공기관의 경영성과가 부진한 것도 성적 추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특히 세월호 참사로 안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국민 안전에 위험 요인을 유발하거나 파업 등으로 국민 불편을 가져온 공공기관이 된서리를 맞았다.

지난해 평가에서 우수를 의미하는 A를 받은 선박안전기술공단은 세월호 부실 검사 등으로 최하위 등급인 E로 4계단 추락했다. 한국철도공사는 합리적인 노사관계 구축에 실패하면서 최장기 파업을 벌인 탓에 C등급(보통)에서 최하위 등급인 E로 떨어졌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부품 납품 비리에 이은 원전 정지 사태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해 D등급에서 E등급으로 떨어졌다. 남부·남동·동서·서부·중부발전 등 5개 발전자회사는 순이익이 감소해 등급이 지난해보다 내려갔다.

거액의 연봉과 높은 복지 수준 때문에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한국거래소는 보수 및 성과관리, 노사관리 부문의 실적이 미흡하고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전산장애에 대한 사전 대비가 미흡해 지난해 D등급보다 한 단계 낮은 낙제점(E등급)을 받았다.

이에 따라 해임건의 대상 14개 기관 중 기관장의 임명기간이 6개월 미만인 12개 기관을 제외하고, E등급을 받은 울산항만공사와 2년 연속 D등급을 받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의 기관장은 해임을 건의토록 했다.

아울러 기관장 임명기간이 6개월 이상이면서 D등급을 받은 6개 기관장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했다. 한편, 이번 경영평가는 교수, 회계사 등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경영평가단이 1공공기관(공기업 30, 준정부기관 87)을 대상으로 평가를 실시했다.

나인문 기자 nanew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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