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일선 시·군 방역 손놔… 무대책 일관 답답
전문가 “2014년 더 확산될 것”… 농민들 “걱정 한가득”

충남도와 일선 시·군 등이 ‘살인 진드기’ 방역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첫 사망자가 충남에서 발생했지만, 치료제와 백신이 없어 외출 삼가 및 긴 옷을 입어야 한다는 초등학교 수준의 매뉴얼만 제시할 뿐, 이렇다 할 대책은 미흡하기만 하다.

15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확진을 받은 김모(66) 씨가 병원 치료를 받던 중 목숨을 잃었다.

김 씨는 농민은 아니지만, 평소 텃밭을 가꿔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발열·구토 등을 동반한 SFTS 증상이 나타나 지난 3일 분당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가 8일 확진을 받은 뒤 숨졌다. 이에 앞서 김 씨의 부인 이(63) 씨 역시 지난 2일 SFTS 확진을 받았지만 완치됐다.

문제는 지난해 SFTS 감염으로 사망한 환자가 20명 가까이 되는 점을 미뤄볼 때 이에 따른 처방과 방역 등이 나왔어야 했지만, 지자체는 정부만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살인진드기가 지난해보다 더 확산, 병 진행속도가 지난해보다 빠를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달 25일 도내 최초 발견된 데 이어 지난 12일 의심환자 신고가 또다시 접수된 것이 이를 뒷받침 한다.

SFTS가 5월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고려하면 환자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6~14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구토·설사 등 소화기 증상, 혈소판감소 및 다발성장기부전 등 각종 합병증이 나타나며 심각한 경우 사망한다. 그러나 SFTS에 대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고 질병의 진행속도가 빨라 대증치료도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처음 출현, 총 36명이 감염자로 확진돼 이 중 60대 이상 고령자 17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같은 상황이 알려지면서 농민을 비롯한 야외활동에 나서는 일반인까지 잔뜩 긴장하고 있다. 농민 박성철(62·공주시) 씨는 "콩과 깨를 심어야 할 시기에 밭에 안 나갈 수도 없고, 장갑에 장화에 다 착용하지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지난해부터 살인진드기가 기승을 부리는데 대책을 설명해주는 사람도 없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풀밭 등지에서 활동할 때 긴 바지와 긴 소매 옷을 착용해 피부의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현재까지 확인된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진드기로부터의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예방법 숙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SFTS〉=주로 야외활동 시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참진드기에 의해 감염되는 질병으로 주 매개체는 풀숲, 덤불 등에 서식하는 작은소참진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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