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 대신 의료취약지역 봉사
출퇴근·점심 시간도 안지켜
환자들 수십분 기다리기 일쑤
지자체 관리 허점 국가 나서야

충남도 내 일부 공중보건의사들의 불성실한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출근을 늦게 해 대기시간이 길어지는가 하면, 환자를 돌보는 태도, 말투 등 어느 것 하나 만족도를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20일 충남도에 따르면 도내 배치된 공중보건의는 15개 시·군에 총 401명이다. 구체적으로 한의사가 125명으로 가장 많았고, 전문의 124명, 일반의 103명, 치과의 43명 등이다.

공중보건의는 병역의무 대신 3년 동안 농어촌 등 보건의료 취약지구에서 공중보건 업무에 종사하는 의사를 말한다. 한마디로 의과 대학을 졸업한 뒤 군대 대신 지역 보건소 등에서 근무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미 일부 공중보건의의 마인드가 대학 병원 의사를 뛰어넘고 있다는 점이다. 마치 엄청난 감투를 쓴 것 마냥 환자를 돌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A 씨는 지역 보건소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몸이 천근만근 무거워 ‘감기 기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더니 그냥 감기 처방을 내려준 것이다. 청진기를 몸에 대는 것은 커녕 체온조차 재지 않았다.

B 씨는 오전 9시경 보건소를 찾았지만, 공중보건의가 늦게 출근해 줄이 10여명가량 늘어섰다. 30분 뒤 어슬렁어슬렁 들어와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진료를 시작했다. 이러한 공중보건의의 진료 행태에 환자 등이 실망,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김수환(31·홍성군) 씨는 “공보의들은 '군인'이라는 계급이 있지만, 일부 공보의들은 보건소에서 진료행위를 하는 것을 근무가 아닌 일종의 선심 활동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책임감을 가지고 근무를 하지 않는 경우가 적잖다. 점심시간은 물론 출퇴근 시간도 지키지 못하는 이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해 적절한 관리를 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가뜩이나 부족한 공보의에게 제재를 가할 경우 이들이 지역자치단체에 불만을 가져 신규배치가 이뤄지기 전 보건복지부에 근무지 이전을 요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건소 등이 이들에게 함부로 할 수 없는 이유이다. 일각에서는 공보의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지자체가 아닌 국가가 나서서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도 관계자는 "일부 공보의가 불성실하고 공보의의 업무량이 많으므로 일부 환자들의 눈에 불성실하게 비쳤을 수도 있다"며 "상하반기에 하는 교육과 복무점검 등을 통해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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