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침몰 참사
사고 초기 학생전원 구조했다더니 승선인원 파악도 못해
연일 실종자·사망자 수 변경에 성공-실패-철수 갈팡질팡

▲ 20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수도권 전철 안산선 중앙역 앞에서 침몰 세월호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글들을 시민이 읽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무능한 재난대응체계가 세월호 실종자 유족과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온 나라를 비탄에 빠트린 세월호 참사현장에서는 지난 2월 수립된 정부의 재난대응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되레 혼선과 혼란을 가중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사회재난 총괄기능 맡은 안전행정… ‘1·2·3도 못 세’

사고접수 후 한 시간 가까이 지나 꾸려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각 기관이 보고하는 숫자를 모으는 역할 밖에 하지 못했다.

그나마도 부정확하고 갈팡질팡 하는 모습을 보여 혼란을 초래하고 국민의 분노를 샀다. 특히 중대본은 선체진입 과정에서 '성공-실패-성공-철수' 등을 발표하며 갈팡질팡했다. 때문에 실종 가족들에게 극심한 혼란만 줬다.

중대본의 무능함은 사고 초기부터 터졌다. 사고 초기 '학생 전원 구조'라는 잘못된 정보를 실종자들에게 알렸다.

이후 입출항 관리로 탑승자 명단이 무려 8차례나 바뀌고, 수색작업과 크레인 동원에 대한 대답도 없었다. 또 더딘 수색작업 등은 실종자 가족들을 더욱 분노케 했다.

해경도 만찬가지다. 세월호 탑승자 명단도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처음 477명이라고 했다가 476, 474명 등으로 바꾼 해경은 다시 선사와 탑승 장면에 찍힌 CCTV 등을 살펴본 후 475명으로 수정했다. 그러나 지난 18일 밤 10시경 또다시 476명으로 번복했다.

◆"구호조치 취하라"…지시받고도 31분간 지체

세월호가 사고 당시 제주교통관제센터(VTS)와 교신한 데 이어 진도VTS와도 31분간 교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진도 VTS는 첫 교신 때부터 "구호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으나 실제 조치는 31분 뒤에나 이뤄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세월호는 사고가 나기 전까지는 제주VTS와 교신했으며, 진도VTS는 해경의 구난 지시를 받고 교신을 시작했다. 20일 검·경합동수사본부 등에 따르면 세월호는 지난 16일 오전 8시55분 제주VTS에 신고한 뒤 약 11분이 지난 오전 9시 6분 진도VTS와 교신을 시작했다.

이후 오전 9시 37분까지 31분간 11차례 정도 교신했다. 진도VTS가 바다에 뛰어들 승객들에 대비해 구명조끼와 구명벌 투하를 지시한 상태였는데도 교신이 이뤄지는 31분간 선장 이모(69) 씨는 승객들을 저버리고 먼저 탈출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피해를 키웠다.

◆가슴 먹먹한 대한민국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전 국민은 큰 슬픔에 빠졌다. 20일로 사고가 발생한 지 나흘이 지났지만 대한민국의 시계는 16일 오전에 멈춰버렸다.

차가운 바다 속에 갇힌 실종자들을 언제 구할 수 있다는 기약도 없이 바다 위를 맴도는 구조대의 모습만 나오는 똑같은 뉴스를 보는 시민의 입에서는 속절없이 한숨만 나온다.

승객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선장은 승객을 버렸고 정부는 우왕좌왕 실종자 수 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비정한 유언비어마저 나돌아 실종자 가족의 가슴에 피멍을 들이고 있다.

이런 모습을 무기력하게 지켜볼 수 밖에 없는 국민도 큰 상처를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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