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합작 ‘메이크유어무브’ 17일 개봉
日서 태어난 한국인 아메리칸 드림 그려
“생소한 북연주·탭댄스 새로 배운게 많아
한국어·일본어·영어 순으로 말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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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는 KBS 2TV 드라마 '연애를 기대해'(2013)에서 주인공 주연애 역을 맡아 그해 'KBS 연기대상'에서 단막극상을 수상했다. 그런 행운의 디딤돌을 놓아준 작품이 '메이크 유어 무브'다. 지난 2011년 찍은 이 영화는 그의 첫 영화 출연작이자 연기 데뷔작이다.

이 모든 건 애들러 감독의 "열정적인" 제안에서 시작됐다. 보아가 가수활동에 한창 바쁠 때 감독이 일본까지 찾아와 대본을 건넸다. "대본을 받아보니 다 영어였어요.

'잘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감독님이 일본까지 직접 캐스팅하러 온 열정을 보고 승낙했어요. 연기보다는 댄스가 중심인 작품이어서 부담이 조금 덜 됐어요."

"뭔가 망설이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부딪혀 보는" 스타일인 보아는 '플래시댄스'(1983)와 '스탭업'(2006) 같은 댄스영화를 보면서 영화를 준비했다. 시나리오를 물샐틈없이 읽었고, 캐릭터에도 몰입했다. 너무 몰입하다 보면 "삼천포로 빠질" 위험이 있기에 감독·배우와 충분한 이야기를 나눴다.

보아가 맡은 '아야'는 일본에서 살다가 아메리칸 드림을 좇아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인이다. 그룹 '코브'의 리더인 그녀는 우연히 부랑아 같은 삶을 살던 백인 도니(데릭 허프)와 사랑에 빠진다. 도니의 형이 아야의 오빠와 대척점에 있다는 데서 갈등이 촉발한다.

영화는 댄스를 무기로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랑에 빠지는 두 남녀를 조명한다.

아야를 연기한 보아는 자연스럽게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를 구사한다. 아야가 '오야스미나사이'라는 일본어, 또 그와 같은 뜻의 한국어 "잘 자~"를 도니에게 가르쳐주고, 영어로 밀어를 속삭인다. "한국어, 일본어, 영어 순으로 말이 편하다"는 보아의 영어 실력은 영화에서 기대 이상이다.

"가장 어려웠던 게 영어 연기"라고 엄살을 피웠지만, 영어로 애드리브 할 정도로 그의 말은 영화 속에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영어 지문에는 '걸어간다. 도착했다. 키스한다'가 끝이었어요. 촬영하다가 데릭과 친해져서 저도 모르게 '셧 업'(Shut up)이라고 말했죠. 미국에서 원래 13세이상관람가는 '퍽'(Fuck)을 한 번 밖에 쓸 수 없거든요. 그것도 제가 사용했어요.

지문에 '정말 화난 것처럼'이라고 씌어 있었는데 저도 모르게 '아 유 퍽킹 크레이지?'(Are you fucking crazy?)라고 말한 적도 있죠. 춤추는 것보다 대사하는 게 어려웠는데 애드리브로 받아쳤을 때는 희열을 맛봤어요. 기본 대사보다 애드리브 들어간 부분이 더 자연스러웠던 것 같아요."

영화를 찍으면서 영어뿐 아니라 북 연주나 탭댄스를 새롭게 배워야 했다. 이처럼 새롭게 해야 할 게 많았지만 그의 강력한 무기인 '가창력'은 감독에게 요청해 사용하지 않았다. "가수 이미지가 강해서 아야라는 캐릭터에 악영향을 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살았던 한국인이라는 설정도 그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다. 애초 시나리오에서 아야는 일본인으로 설정돼 있었다.

애들러 감독은 실존 그룹 '코브'를 모델로 해서 각본을 썼다. 일본의 타악기 타이코 드럼을 사용하는 그룹이다. "아야를 한국인으로 바꾸면 타이코를 못 쓰잖아요. 난타로 가져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한국에서 성공을 거둔 가수인데 일본인으로 나가는 건 좀 그렇다며 수정을 부탁했어요. 그래서 좀 복잡하지만,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인으로 설정된 거죠."

'메이크 유어 무브'에서 연기의 맛을 알게 된 보아는 드라마에도 출연했고, 현재는 배우 이정재와 호흡을 맞춘 '빅매치'를 찍고 있다. "가수를 하다 보면 백댄서와 호흡을 맞추는 일도 있지만 혼자서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아요. 반면 영화는 많은 배우와 스태프가 한가지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요. 그처럼 많은 사람과 만나서 일하는 건 저에게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이런 작업을 더 많이 해보고 싶어요."

다음 달까지 영화 촬영을 마무리한 후 보아는 새로운 앨범 준비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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