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일 건양대병원 제8대 의료원장 재취임

2006년 당시 지금의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이던 시절 지방선거 유세 중 면도칼로 얼굴을 습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급하게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박 대표의 응급처치를 담당했던 의사가 다름아닌 박창일 건양대의료원장이었다. 당시 전국적으로 이슈가 됐던 그 사건의 담당의사로 전국의 주목을 받았던 박 원장은 지난달 건양대병원 제8대 의료원장으로 재취임하며 건양대 발전을 위해 일 할 기회를 다시 얻게 됐다. 재취임 한 달. 박 원장은 건양대병원의 3년 간의 변화에 만족하지 않고, 다시 다가온 3년을 준비하고 있었다.
▲ 박창일 원장이 “대전, 충청권 환자들이 서울로 올라가지 않아도 될만큼 믿고 찾을 수 있는 대학병원이 되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며, 지역민들께서도 우리 건양대병원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하고 있다. 충청투데이 DB

-제8대 의료원장으로 재취임 하셨는데 소감 한 말씀.

“우선 지난 3년 간 건양대병원의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교직원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특히 뒤에서 많은 뒷받침을 해주신 김희수 총장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번 의료원장으로 재취임하면서 한편으로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그러나 그동안 많은 성과를 거뒀듯, 앞으로도 주어진 임기동안 병원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난 3년 간 건양대병원의 변화가 있다면.

“무엇보다도 병원의 새로운 목표를 정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세부전략을 세운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사랑을 바탕으로 국제적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World Class Quality with Love)’라는 새로운 비전을 세우기도 했다. 또 지난해 초 국제의료기관평가원(JCI)의 인증을 통과해 국제 기준에 맞는 안전한 진료 시스템을 갖추게 됐고, 모든 정책은 보직자들의 토의와 협의를 거쳐 결정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러한 결과 보건복지부, 심평원 등의 각종 평가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무엇보다 건양대병원의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과 내부 직원들이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

-앞서 말씀하신 주요 성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

“제가 7대 의료원장으로 부임한 첫해인 2011년도에 최첨단 시설과 장비를 갖춘 암센터를 개원했다. 무엇보다도 환자가 편리하게 진료받을 수 있도록 설계도면을 일일이 확인해 수정작업도 거쳤다. 벽지, 타일 등 소소한 부분부터 의료장비 셋팅까지 꼼꼼히 챙겼기 때문에 더욱 애착이 간다. 이러한 하드웨어 뿐 아니라 12개의 전문암팀을 구성해 암환자 한명을 치료하는 데 여러 의료진들이 협진하는 다학제 진료시스템도 갖췄다. 또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을 전격 도입했으며, 기존 2대였던 MRI와 CT장비는 각 한 대씩 추가 구매해 각 3대가 운용되고 있어 당일 영상검사도 가능해졌다.”

-건양대병원이 객관적인 지표로 많은 인정을 받았는데

“그렇다. 객관적 기준이 될 수 있는 각종 평가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 2011년 3대암 사망률 평가 및 췌장암, 고관절 수술 진료량 평가에서 1등급을, 2012년에는 대장암, 뇌졸중 평가에서 1등급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수술 예방적 항생제 평가, 급성중이염 항생제 처방률, 고관절치환술 및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 진료량 평가, 주사제 처방률, 유방암 적정성평가 등에서 전부문 1등급 평가를 받았으며, 특히 대장암 적정성평가는 2년 연속 1등급을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국제의료기관평가 재인증에 도전한다고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5번째 JCI 인증에 도전하게 된다. 3년 주기 인증이니까 재인증을 위해 지금부터 준비할 예정이다. 아시다시피 국제의료기관평가의 키워드는 ‘환자안전’이다. 환자안전을 위해 얼마나 완벽한 의료시스템을 갖추고 있느냐를 평가하는 것이다. 대학병원으로서 양질의 의료인력, 최첨단 장비와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은 기본이지만, 모든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으면 항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료, 검사, 수술, 처방 등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의료적인 절차가 정해진 국제적 기준에 따라 제대로 지켜지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피드백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러한 모든 과정들이 JCI에 녹아들어있다. 꽤 어려운 평가이지만 모든 구성원들과 함께 재인증 통과를 위해 힘을 모아나갈 예정이다.”

-많은 성과들을 이뤄 냈는데 실제로 환자가 체감하고 있는 것인가.

“심평원의 대장암 적정성평가를 예를 들어보겠다. 평가항목에는 진료인력의 구성, 수술 전 통증 평가율, 가족력 확인비율, 장루관리 교육 등 대장암 치료결과 뿐 아니라 모든 진료과정을 3가지 영역(23개 항목)으로 분석해서 평가한다. 전국 모든 병원들이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를 받기 때문에 1등급 평가를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환자치료와 관리가 잘 이뤄진다는 것이다. 환자분들도 병원을 방문하시기전에 각종 평가결과를 꼼꼼히 체크해보시는 것도 중요하다. 실제로 작년말 병원에 입원했거나 외래진료를 받았던 환자를 대상으로 '환자만족도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건양대병원 개원 이래 가장 높은 점수인 87.9점을 받았다. 또 원내 감염율 결과도 거의 제로(0)수준으로 조사됐다.”

-수도권 대형병원에서 근무하시던 각 진료분야 권위자들을 모셔왔다는데.

“3년전 의료원장으로 처음 부임했을때 건양대병원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의료 인력의 부족이었다. 그래서 간호사를 비롯해 각 진료분야의 명의라고 알려진 분들을 다수 모셔왔다. 물론 의사입장에서 수도권에서 지방의 대학병원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어려움도 많았다. 국내에서 엑스레이 영상을 가장 잘 판독하시는 영상의학과 최규옥 교수는 제가 7번을 찾아가 설득한 끝에 모셔올 수 있었다. 이밖에도 뇌종양 수술의 최고 권위자인 신경외과 김종현 교수, 사이버나이프를 이용한 방사선암치료의 명의 류성열 교수, 한국 초음파의학의 산증인으로 알려진 영상의학과 유형식 교수, 대한세포병리학회장을 역임한 병리과 박문향 교수 등 의료 인력을 많이 보강했다. 이러다보니 많진 않지만 오히려 수도권 환자들이 진료를 받으러 대전으로 내려오는 일도 생겼다.”

-향후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현재 의료계는 여러 가지 환경의 변화 속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를 잘 극복한다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의료 환경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우수한 의료진을 지속적으로 영입해 최고의 진료수준을 갖춘 대학병원으로 만들도록 할 것이다. 더불어 환자 만족도를 국내 최고수준으로 만들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이룬다면 건양대병원은 중부권 최고를 넘어 전국적인 병원으로 발돋움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임상 및 기초교수들의 연구분야 활성화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연구분야가 활성화되고 우수한 논문들이 많이 나와야 환자들의 진료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끝으로 지역민에게 한 말씀.

“예전보다 나아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우리나라 의료는 많이 왜곡돼 있다. 일례로 중증환자들이 무조건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올라가려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서울로 올라간다고 해도 치료를 받기까지 오랜시간을 대기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병원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사실 우리 지역에도 훌륭한 의사들이 많이 있으며, 의사들의 진료를 뒷받침할 의료장비도 잘 갖춰져 있는 병원이 많이 있다. 최소한 대전, 충청권 환자들이 서울로 올라가지 않아도 될만큼 믿고 찾을 수 있는 대학병원이 되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며, 지역민들께서도 앞으로 우리 건양대병원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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