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세평]
최승훈 한국한의학연구원 원장

사회가 고령화되고 만성 난치성 질환이 증가되면서 세계적으로 전통의학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12년 기준으로 그 시장의 규모가 949억달러에 이르렀고 2015년에는 1141억달러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매력있는 세계 전통의학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국은 자국의 전통의학을 내세워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특히 전통의학 강국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은 국제 표준을 앞세우고 세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가전략을 공표하는 등 가장 앞선 행보를 하고 있다. 중국은 일찍이 1950년대부터 중의약 발전 정책을 정부에서 제시했으며, 60여년이 지난 지금도 일사분란하게 국가 주도하에 체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매 5년마다 제시하고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경제개발계획에 중의학 발전에 관한 항목은 예외없이 포함돼 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내용은 중의약 사업발전 계획이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의 ‘중의약 사업발전 12.5규획’에 따르면 중국은 중의약 연구개발 투자를 2005년 3억위안(약 510억원) 규모에서 점차적으로 증가시켜 2010년에는 약 8억위안(약 1360억원), 2012년에는 이보다 14% 증가한 약 9억 1000만위안(약 1540억원)으로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중의약 표준화 발전 계획, 중의약 혁신발전 계획, 의약 표준화 중장기 발전 계획 등 중의학 발전을 위한 국가 청사진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 중국은 정부주도로 이와 같이 다양한 정책을 전국의 성(省)과 하부 단위에까지 연계된 실행 조직을 통해 치밀하게 실시 점검하고 있다.

이는 중의학의 미래 방향이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이를 위해 중의학의 표준화와 세계화가 강력히 추진되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한의학의 세계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현 정부는 이미 지난해 국정과제의 하나로 '한의학 세화 추진'을 제시한 바 있다. 급성장하고 있는 세계 전통의학시장을 겨냥하여 우리도 한의학 분야 산업을 육성하고 한의학의 우수성을 브랜드화하여 세계 시장에 진출한다면 새로운 국가 성장 동력이 창출될 수 있다.

현재 검토되고 있는 한의학 세계화 사업에서는 의료·교육·문화·산업이 융합된 중장기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한의학 분야 유일의 정부출연기관인 한국한의학연구원에 한의학 세계화 추진단이 설치되며 이 추진단은 향후 전개될 한의학의 세계화 사업을 총괄할 것이다.

추진단은 한의학·보건의료 분야, 국제통상 등 산학연관 관련 전문가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한의학 세계화 추진’의 수행 체계를 마련하고, 그 실행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민·관 합동의 국내외 포럼을 개최해 추진체계를 마련하고 한의학 국제지원센터 운영과 국제표준화 대응 체계 강화를 통해 세계화 국내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 한의학분야의 국제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국내외 한의학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거점 확보를 할 것이다.

한의학의 세계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 정부의 관심과 노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유관 기관 및 전문가들 사이의 혼연일체된 협력을 필요로 한다.

올해 출범할 한의학 세계화 추진단이 한의학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첨병이 되고, 우리나라 창조경제의 선봉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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