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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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15개월 동안 무려 66개의 지방 신문사를 인수했다. 많은 사람들이 '신문은 죽었다'고 외칠 때 오히려 ‘신문은 살았다’고 외치고 있다. 버핏은 말한다.

"지역밀착형 신문사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지역 신문의 미주알고주알 정보들이 국민 피부에 더욱더 와 닿는다.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는 그런 정보를 주지 못한다." 버핏은 어릴 때 신문배달로 번 5000달러를 종자돈 삼아 훗날 지주회사를 사들였고 70조원에 달하는 갑부가 됐다.

신문배달을 할 때는 일일이 구역을 분석해 가장 빨리 신문을 돌릴 수 있는 지름길을 개발하는가하면, 남보다 먼저 움직이기 위해 신문 접는 비법도 고안했다. 결국 그의 사업가적 수완은 신문에서 출발해 신문에서 완성되는 셈이다. 세계 400명의 억만장자들 첫 직업 역시 대부분 신문배달부였다.

▶흔히 신문을 일컬어 사회의 창(窓)이라고 한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인터넷신문과 뉴미디어들이 범람하면서 공짜뉴스가 넘쳐난다.

이제 뉴스는 자연스럽게 정제된 정보와 허섭스레기로 양분된다. 조중동만 종합일간지가 아닐진대, 한겨레와 경향신문만이 진보가 아닐진대, 이상한 잣대와 수상한 시선으로 강퍅한 이념에 함몰되어가고 있다. 시대 불행의 단초는 '거짓과 위선의 언론체계'에 있다. 그런데 이제 신문끼리도 '철새'냐 '텃새'냐를 놓고 싸움질이다.

▶세종시엔 2014년까지 36개 중앙행정기관과 16개 국책연구기관이 들어온다. 명실 공히 대한민국 행정수도다. 그러나 그 규모와 위상에 걸맞지 않게 '언로(言路)'는 꽉 막혀있다. '출입기자 이외에 출입금지….' 등록사가 아닌 언론사는 이 철의 장막에 들어갈 수가 없다.

이중 삼중의 관문을 막아서는 건 '수위(守衛)'가 아니라 '기자단(간사단)'이다. 중앙지(이른바 메이저 신문사)들의 '텃세'다. 기자단은 십자군 기사처럼 자신들만의 성벽을 쌓고 있다. 이는 기득권을 이용한 정보차단이자 정보독점이다. 그들만의 굿판이다.

▶가끔 기웃거리는 뜨내기 기자와 상주기자를 똑같이 대할 수는 없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언론사들을 모두 품을 수도 없다. 하지만 세종정부청사가 ‘중앙일간지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이는 야만이자 아만(我慢)이다. 손해를 보더라도 ‘예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정녕 없는가.

조지W.부시대통령 시절 유능한 대변인으로 인정받았던 애리 플라이셔가 고별연설에서 의미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미국이 강한 것은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질문할 수 있는 언론의 자유와 이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정부가 있기 때문이다."

나재필 편집부장 najepil@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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