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춘추]
고종승 대전시 국제협력담당관

문득 달력을 보니 이번 달은 큰 글씨로 지난달과 다음달은 조그만 글씨로 같은 면에 적혀 있다. 그리고 새해 달력의 첫 페이지는 1월이 아니라 지난해의 12월이다. 이렇게 달력을 구성한 이유는 시간이라는 것이 과거-현재-미래로 연결된 흐름으로 이뤄져 있어서 우리가 오늘(현재)을 살면서 지난달(과거)을 떠올리고, 다음달(미래)을 계획하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는 갑오(甲午)년으로 말띠해다. 대전시가 1989년 보통시에서 직할시로 승격된 지 25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지금은 ‘세계 속의 대전’이 주요 시정방향인 만큼 국제화 측면에서 20여년간의 세월을 잠시 되돌아본다.

우선 대전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의 수는 얼마나 늘었을까? 통계청의 등록 외국인 기준으로 보면 대전엑스포가 개최됐던 1993년 2148명에서 20년이 지난 2013년 9월 말 기준 1만 5294명이 대전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는 20년간 무려 7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게다가 등록되지 않은 귀화자나 외국인주민 자녀까지 포함하면 2만 2000명이 넘는다. 실로 엄청난 변화다.

또 대전시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친구들을 사귀었을까? 1987년 일본의 오다(大田)시와 처음 자매결연을 체결한 이래 지난해 중국의 선양(瀋陽)과 자매결연, 중국의 칭다오(靑島), 우크라이나의 하리코프(Kharkov)와는 우호결연을 체결하는 등 11개국, 13개의 해외 자매도시와 10개국, 13개의 해외 우호도시를 갖게 됐다.

총 19개국, 26개 도시들이 대전시와 친구 도시들이다. 1987년 이래 거의 매년 평균 1개 이상의 새로운 친구 도시를 사귄 셈이다. 아울러 대전시는 세계대도시연합(METROPOLIS), 아태도시정상회의(APCS), 세계지방자치단체연합(UCLG) 등 다양한 국제기구에 가입한 데 이어 1998년에는 세계과학도시연합(WTA)을 주도적으로 결성해 의장도시의 역할을 수행하는 등 해외 44개국, 91개 회원도시 및 기관과 교류하고 있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지난해 ‘대전다움’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대전다움’은 즉 ‘세계 속의 대전’이 얼마나 성숙해졌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대전다움’이라는 정체성 정립은 대전이 지구촌에서 세계적 도시로 올바르게 성장하기 위해 거쳐야 할 필수과정이다.

올해엔 제3회 국제푸드앤와인페스티벌, 세계혁신포럼 등 국제행사의 성공적인 개최와 함께 ‘대전다움’의 확립을 통해 대전시의 국제화가 양적·질적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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