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현 뮤지엄 실장
TV를 통해 대통령 후보끼리 첫 토론회를 가진 건 1960년 미국 대선 때다.
당시 닉슨은 구겨진 셔츠를 그냥 입고 얼굴에 화장도 하지 않은 채 흐르는 땀으로 몹시 피로해 보였고, 의상도 회색 양복에 넥타이 매듭도 허름해 늙어보이기까지 했다.
이에 비해 케네디는 산뜻한 감색 양복에 새하얀 셔츠, 단정하게 맨 넥타이로 젊고 건강한 인상을 줬다.
물론 이때 케네디는 근소한 차로 닉슨을 이겼다.
결정적으로 선거전에서 두 후보의 복장이 작용했다는 게 정설이다.
이미지 대결의 하이라이트는 선거다.
정치인은 비전과 정책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하지만 정작 유권자의 눈에는 그 사람의 이미지가 먼저 부각되기 마련이다.
1997년 대선에서는 김대중, 이회창, 이인제 세 후보간 이미지 메이킹 전략이 화제가 됐다.
이번 대선의 첫번째 합동 토론회에서 마치 약속이나 한 듯 후보들이 모두 스트라이프 프린트 넥타이를 선택한 것은 가장 눈에 띄는 점 중의 하나다.
단색이 줄 수 있는 밋밋함을 커버하고 활동적이면서 젊은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스트라이프를 선택한 이유가 아닌가 싶다.
정치인의 옷차림은 특징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정치인들은 공식석상이든 비공식석상이든 모두 으레 양복 정장에 넥타이 차림이다.
색깔도 짙은 감색이나 회색이 대부분인데 짙은 감색은 강한 리더십과 정직함을 나타내며, 짙은 회색은 진중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이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