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부른 대학축제에 등록금 흥청망청
공주대 年5천만원 연예인 섭외
일부 사립대 최고 9천만원 들여
“축제규모로 학교순위 매기는 탓”

충남도 내 연고지를 둔 국립·사립대학교 등이 축제 때 연예인을 초청하는 데 최소 수천만원을 사용, 학생들 허리띠를 더욱 조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예인을 초청하는 데 사용하는 예산을 학생 복지 향상 또는 등록금을 낮추거나 장학금 지급 등으로 활용하자는 학생들 의견이 지배적이다.

26일 충청투데이가 도내 각 대학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도내 국립대가 연예인 섭외를 위해 평균 4822만원을 지출했다. 일부 사립대의 경우 연예인을 섭외하는데만 최대 9000만원을 사용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공주대가 2010년부터 올해까지 지난 4년간 축제 때 연예인을 초청해서 사용한 예산은 총 2억 1300여만원이다. 이 가운데 신관캠퍼스가 9440만원을, 예산·천안캠퍼스가 1억 1860여만원을 연예인 섭외를 위해 썼다.

이를 평균으로 따지면 연간 5500여만원이 연예인 섭외로 썼다. 한해 3개 캠퍼스에서 축제를 위해 쓰인 총예산이 8000여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연예인 섭외에만 절반 이상이 지출된 셈이다. 공주교육대 역시 축제 때 연간 1000여만원씩 사용했다. 충남대는 △2011년 2750만원 △지난해 3520만원 △올해 3355만원이 연예인을 부르는 데 사용했다.

사립대의 경우 국립대와 비교하면 최대 3배가량 차이가 벌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학은 부실대학 구조조정 위기 속에서도 한해 대학 축제에만 8000만원가량 사용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 사립대는 축제 때 사용한 예산 공개를 꺼린다. 학생과 학부모는 등록금이 학교 축제로 줄줄 세는지도 모른 채 한 학기 300~700만원에 달하는 등록금을 내고 있다.

이처럼 도내 대학들이 축제 때 연예인 섭외에 목을 매는 이유는 축제 규모가 학교 레벨을 평가하는 잣대로 인식하는 안일한 상식에서부터 시작됐다. 겉으로는 학생들의 복지와 주민 간 소통이라는 명분으로 축제를 열고 있지만, 내면에는 학교 홍보 때문에 무리해서라도 상위급 연예인을 부른다는 것이다. 대부분 중·고등학생이 대학축제를 점령한 지도 오래.

중·고등학생들이 대학교 분위기와 재정 여건 등을 평가할 때 축제 분위기에 따라 순위를 매기는 게 현실이다. 문제는 축제는 학생회비와 등록금으로 조성된 학생회 지원비로 치러진다는 점이다. 학생들은 '차라리 그 예산은 학생 복지시설이나 동아리 지원비로 쓰자', '축제는 그동안 동아리 활동을 통해 갈고닦은 실력을 뽐내는 장이다’, ‘누구를 위한 대학 축제인가’ 등의 의견이 내뱉고 있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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