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 김태경씨 괴짜발명가
기류 이동에너지 접목시켜
야외용버너 제작 라면 끓여
“발명품 돈벌이 수단 아냐”

▲ 김태경 씨가 직접 만든 화로를 이용해 젓가락 6개로 라면 끓이기를 선보이고 있다. 그는 과학적 원리를 접목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장수영 기자 furnhanul@cctoday.co.kr

'나무젓가락 6개로 라면을 끓일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다'이다.

나무젓가락과 같은 작은 땔감으로 큰 에너지를 만들고 있는 김태경(54·충북 청원군 오창읍) 씨는 괴짜 발명가다.

주변 사람들은 그를 '마법사'라고 부르고 있다. 김 씨의 발명품 중에서 단연 으뜸인 것은 나무젓가락 6개로 라면을 끓일 수 있는 '야외용 버너'다.

그는 야외용 버너에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 야외용 버너 일 뿐 특별하지도, 대수롭지도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런데 그가 발명한 야외용 버너는 매우 특별하다.

나무젓가락 6개로 라면을 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김 씨는 나무젓가락 6개와 자신이 직접 개발한 야외용 버너로 라면을 끓인다. '불가능에서 가능'을 실현한 마법사 임에 틀립없다.

김 씨가 발명한 야외용 버너는 'ㄴ자' 모양의 초소형 화덕이다. 김 씨는 화덕 위에 냄비를 올려놓고 물을 부었다. 나무젓가락 6개를 화덕 입구에 놓고 불을 붙였더니 물은 서서히 끓기 시작했다.

라면을 끓는 물에 넣고 10여분 지나자 먹을 수 있게 익었다. 그가 실제 취재진 앞에서 보여 준 믿기지 않는사실이다. 이같은 '불가능한 라면 끓이기'의 원리는 간단하고 매우 과학적이다.

일단 '적정기술(지역 조건에 알맞은 물질)'과 함께 '로켓매스히터 원리(연소가스의 흐름을 특정한 통로로 보내는 것)에 '베르뉴의 원리(기류 이동 에너지)'를 접목시킨 기존 원리와 그 만의 원리가 더해졌다. 일반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원리를 그는 경험을 통해 습득했고 응용했다.

김 씨는 30대 때 1급 자동차 정비기술을 취득했고 1급 카센터를 운영했다. 이때 배운 기술이 '자동차 연료 효율'의 극대화였다. 그는 또 20여 년간 항공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국가대표 급 패러글라이딩 전문가다. 김 씨는 항공스포츠를 즐기면서 기류 이동 에너지를 경험했다.

김 씨는 뿐만 아니라 시골에서 생활하면서 땔감 등 목재의 특성과 활용법도 경험을 통해 알았다. 이러한 경험과 배움을 '불가능한 라면 끓이기'에 접목시켰고 이를 현실화 시켰다.

그는 이와 함께 로켓매스히터 원리 등으로 다양한 제품을 현재 발명 중에 있다. 김 씨는 "전 재산(수억)을 털어 10여년 간 효율적인 에너지 원리를 개발하고 있다"며 "발명품을 만드는 것은 돈 벌이 수단이 아니다. 나만의 원리를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발명가이기 전에 자연인으로 살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사업장 이름도 '작은 세상'이라고 지었다. 그의 명함엔 대표가 아닌 '상머슴 김태경'으로 돼 있다. 자연은 상머슴으로 대할 때 품어준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의 특별한 세상에 많은 주변사람들이 동참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은 처음엔 김 씨의 별난 '발명품'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지금은 하루 3~4명이 '그 만의 원리'를 배우기 위해 김 씨 집을 찾고 있다. 김 씨가 운영하는 카페에는 적정기술 등의 자료들이 수백 건 작성돼 있고, 그가 개발한 발명품 등이 올라와 있다.

김 씨는 "세상 사람들은 크고 센 것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러나 작은 것도 효율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손근선 기자 kk55s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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