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생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씨랜드 참사는 어른들의 방심이 저지른 인재(人災)였다. 숙소건물 자체가 철근콘크리트 슬래브 건물 위에 컨테이너 52개를 2개 층으로 쌓아 만든 가건물로 애당초 화재 무방비 상태였다. 지난해 25명의 어린이를 숨지게 한 천안초등학교 축구부 합숙소 화재 참사도 '씨랜드 참사'를 판에 박은 듯 소방시설은 물론 소방의 개념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99년 50명이 넘는 고교생이 떼죽음당한 인천 인현상가 화재나 2001년 경기도 광주시 대입학원 화재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대형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똑같은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는 데 주목해야 한다. 이는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이 치유 불능 상태임을 깨닫게 하는 대목이다. 수많은 청소년을 수용하기 위한 수련시설은 자칫 사고가 났다 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관계자의 안전의식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형 화재와 같은 참사는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과 관리체계의 허점을 뚫고 순식간에 발생하는 속성을 지닌다. 우리가 경험한 참사에는 반드시 그럴 수밖에 없는 원인이 있게 마련이다. 청소년 수련시설의 안전불감증을 탓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