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회장

최근 어느 신문에 '시장님, 뭐 하세요?'라는 큰 제목의 기사가 났다.

내용을 보니 '공주 시내버스가 체불임금(7억6500만원)으로 파업을 한 지 한 달째인데 시장님은 뭣하고 있느냐'는 시민들의 불만을 기사화한 것. 공주시가 시내버스측과 노조와의 사이에 조정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질책한 것이다. 시정을 책임지는 시장에게 원망이 돌아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현 공주시장은 작년 4월 실시된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전국 유일의 여성 시장으로서, 그리고 남편의 뒤를 이어 시장이 된, 말하자면 부부 시장 탄생으로 전국적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러나 공주시청뿐 아니라 시의회도 이번 사태에 자유로울 수 없다. 전반기 의장단의 한 사람이 구속되는 등 형사처벌을 받아야 했고, 현재 또 다른 1명의 시의원이 구속 중이다. 그러니 제대로 의회 기능을 발휘하기엔 문제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다 공주 출신 국회의원은 당선되자마자 구속되었다 최근에야 풀려났고 1심에서 집행유예 실형을 언도받았다.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어야 한다.

그러니 "내가 해결하겠다"고 힘있게 깃발을 들 사람이 공주에 없는 것이다.

정말 공주 분위기는 어수선하고 참담하다. 이런 속에 공주시민들은 폭염 속에 말할 수 없는 불편을 겪고 있다.

공주시내를 운행하던 88대의 시내버스가 파업에 들어가자 관광버스 34대가 투입되었으나 기존의 30% 수준에 불과하여 배차시간이 늦고 면 소재지까지만 들어오기 때문에 많은 시민들은 무더위 속에 30분 이상 3~5㎞를 걸어 다녀야 한다는 것이다.

공무원들도 죽을 맛이다. 시민 수송에 동원되어 2개 실·과당 1개 읍·면을 정해 공무원이 직접 승용차로 주민을 실어 나른다는 것이다. 공주시청 공무원들의 봉사정신, 주민을 위하는 마음은 높이 평가할 일이다.

그러나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런 무리가 계속된다면 행정력의 낭비가 아닌가. 토요 휴무, 공휴일, 여름휴가는 또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결국 이런 미봉책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물론 공주시장을 비롯 시청 관계자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담당 국장은 과로로 쓰러지기까지 했다. 버스회사에 지원할 선급금도 3억원이나 된다. 그러나 이렇게 한 달 넘도록 파업이 계속되다 보니 시민들의 불평은 계속 높아만 가는 것이다.

회사측은 공주시로부터 3억원을 지원받고 주주들의 증자 1억원으로 체불임금을 해결하고 회사를 노사 공동관리위원회에서 경영케 하는 협상안을 마련했으나 노조측이 남은 체불임금(3억 8000만원) 지급과 사장 퇴진 등을 요구해 협상에 진전이 없는 것이다.

그러는 동안에 체불임금은 또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이제 이 문제는 공주시청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이 지역 모든 기관이 나서야 한다. 자가용도 없는 서민들의 발이 시내버스 아닌가. 그런데 이렇게 한 달 이상 폭염 속에 방치하고 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아마 세계 어느 도시도 이런 도시는 없을 것이다. 충남도지사도 나서야 한다.

속수무책인 버스회사와 강성 노조의 싸움에 애꿎은 희생을 강요당하는 공주시민을 위해 공주의 모든 양심과 지성이 총동원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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