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 칼럼]
설동호 한밭대 명예총장

가난의 시대와 민주화 시대를 지나 함께 행복을 나누며 살아가야 하는 사회적 시대에 각계각층에서 표출되는 갈등이 인간사회에 불안을 야기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크고 작은 갈등은 이 시대가 해결해야 할 기본적 과제로 언어생활문화의 개선에서 그 근원을 찾아야 한다. ‘안녕하세요’라는 친절한 인사말 한 번 주고받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가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이웃 간 반가운 인사말을 나누는 것조차 생활화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접하는 도시 환경은 언제인가부터 조금씩 인간이 나누어야 할 간단한 인사조차 멀어지게 하는 것 같다. 가까운 이웃, 서로 믿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이웃이 서먹서먹한 관계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물질문명의 발전 속에서 현대인들의 생활과 지적 수준은 상당할 정도로 향상됐다. 그에 비해 우리가 접하는 언어생활 문화는 오히려 저급화되고 있다. 듣기에도 거북스런 욕설이 있는가 하면, 막무가내식 억지스런 언어도 난무한다.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고 쉽게 분노하고 고성을 지르기도 한다. 심지어 자신의 잘못을 남의 탓으로 돌려 화풀이를 하고 원망의 말을 쏟아내기도 한다.

경쟁사회에 살다보니 과도한 피로현상이 만들어낸 돌발성 생각의 분출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세상을 살아가는데 늘 완벽한 교양인으로 살아갈 수는 없다 하더라도 기본적 소양의 틀을 벗어나서 안 된다고 본다.

세계의 많은 언어 중에서도 한국어는 특별히 서로를 존대하는 겸양지덕이 담겨있다. 이에 따라 우리의 언어생활 문화는 상대와 때에 따라 예의를 갖춘 언어를 사용하며 정화해 나가야 한다. 서로가 마음을 모으고 협력해 그릇된 언어를 사용하는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 언어는 그 사람이 지니고 있는 마음과 일맥상통한다. 사람의 언행, 말과 행동을 통해서 인품이 드러난다. 따라서 언어가 지니는 가치는 헤아릴 수 없다.

특히 언어는 존경과 배려의 가치를 알려 주어 인간 존중의 바른 사회를 이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대화에서도 상대를 배려하는 언어생활을 습관화해야 한다. 언어는 사회의 문화 수준을 나타낸다. 가정, 직장, 어느 조직에서 대화를 해보면 구성원들의 수준과 행복도를 측정할 수 있다. 그러므로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언어는 금하고, 조화와 화합을 위한 아름다운 감정을 유발할 수 있는 언어를 상용화해야 한다.

선진 국민으로서 그에 걸 맞는, 서로에게 기쁨을 주는 생산적인 언어를 소통과 공감의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이제 불량품 같은 말은 다듬어 부드러운 말을 생산하고, 맛있는 말을 찾아 유익한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건강에 좋은 말을 해야 한다. 언어의 요리사가 되어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마음의 재료로 언어의 밥상을 차리고 상실해 가는 언어의 미각을 되살려야 한다. 상냥한 인사와 따뜻한 말 한 마디가 밝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명심하고, 무분별한 비속어와 폭력적인 언어를 사용해서는 안된다.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다’라는 참 의미를 되새기고 ‘바른언어, 고운언어, 품격있는 언어’로 소통과 공감의 언어생활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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