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 칼럼] 정성욱 ㈜금성백조주택 회장

얼마 전 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로 인해 주민들과 한국전력간의 갈등이 사회이슈로 대두된 적이 있다. 밀양 송전선로 공사는 국가기반사업으로, 안정적인 전력공급이라는 공공성을 갖고 추진된 사업이다. 그러나 주민들과 이해관계 충돌로 사업이 중단되기를 반복하면서 공사가 지연됐고, 이에 따라 많은 사회적비용이 발생했다.

최근 일부 주민들이 보상안에 합의하면서 공사가 재개되고 있지만 반대 주민들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외에도 우리 사회는 공공갈등, 지역갈등, 노사갈등, 이념갈등 등 다양한 갈등이 존재한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우리 사회의 갈등지수는 0.72로 OECD 회원국 중 종교적 갈등이 심한 터키에 이어 두 번째로 갈등수준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연간 최대 246조원이나 된다고 하니 사회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막대하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우리사회의 갈등이 높아진 것은 짧은 기간 동안 압축적 경제성장과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사회적 다원화가 촉진되었고, 각 계층과 집단의 이익표출이 활발하여 복합적 갈등이 나타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갈등이 원만하게 관리되지 못하고 물리적으로 표출됨으로써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게 됐다.

우리가 앞으로 갈등을 해결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막대한 비용발생은 물론 사회적 합의를 어렵게 만들고 이익집단 간 지나친 경쟁을 초래함으로써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극단적으로는 갈등관리시스템이 취약한 국가일수록 경제위기나 불황을 극복하는 데 한계를 가져와 결국 사회 전체 분열과 국가발전에 크나큰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갈등을 적절히 관리해 나간다면 사회발전의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다. 갈등은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켜 제도개선을 하고 사회규범재정립 등 순기능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우리가 갈등관리에 대해 어떠한 관점을 가지느냐에 따라서 우리 사회가 더욱 발전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오늘날 우리사회의 갈등이 점차 증폭되는 원인은 자기중심적이고 이분법적인 사고로 상호간 대화가 단절되어 타협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제 사회통합을 이루지 않고서는 진정한 선진국으로 발전할 수 없다. 또한 인간다운 삶의 보장과 행복추구를 위한 국민의 헌법적 권리가 실체적으로 실현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회통합은 공생적 사회질서의 전제조건이며 국가와 사회의 지속발전을 위한 동력인 것이다.

앞으로 무한경쟁 글로벌 시대에 선진일류 국가로 도약하고 싶다면 소통과 포용의 성숙된 시민문화를 통한 사회통합이 필수적 조건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음악도 고음과 저음이 조화를 이뤄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 내듯이, 서로의 생각을 인정하고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갈등 역시 우리사회가 발전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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