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속에 답 있다는 생각, 9차례 순회설명회 가져
다양한 의견수렴 좋은 기회, 2014 5개년계획 적극 반영

이원종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71)이 지난 15일 취임 100일 맞았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그의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사무실 입구에는 ‘국민행복 지역희망’이란 글귀의 액자가 걸려 있었다. 전 주에 지역 방송사 출연을 위해 충북 청주를 방문했을 당시 청남대(옛 대통령 별장) 근무자가 이 위원장에게 선물한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아울러 이 문구가 지역발전위원회의 목표라고 했다. 일하는데 있어서 열정이 식지 않는 ‘칠순 청년’인 이 위원장을 통해 지역발전위원회의 역할과 향후 계획들을 소개한다.

▲ 박근혜 대통령(왼쪽 세번째)이 지난 7월 1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지역발전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에 들어가며 이원종 위원장(왼쪽 두번째)과 이야기하고 있다. 충청투데이 DB
-위원장에 대한 지역의 기대가 크다. 지역발전위원회(이하 지역위)가 이전과 비교해 역할이나 위상에서 달라지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위원회가 각 부처에서 추진하는 지역발전정책과 사업을 적극적으로 조율하고,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법 제도적 틀과 수단을 갖추게 됐다는 점이다.

현재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에 대해 법제처 심사가 진행 중인데 여기에 지역위가 각 부처의 정책추진에 대해 개선의견을 제시하고 추진상황을 점검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지역발전시책에 대한 투자방향과 지역발전특별회계(현재 광역·지역발전특별회계)의 예산편성에 관해 기획재정부에 의견을 통보하고, 기재부는 지역위 의견을 듣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지역발전정책의 핵심은 ‘지역행복생활권’이다.

이는 인근 시군이 힘을 합쳐 주민의 수요와 복리 증진에 대응한다는 것을 큰 내용으로 하고 있는데, 생활권 단위로 정책·사업이 패키지 형태로 지원되기 위해서는 여러 부처에서 추진하는 정책·사업을 잘 조율해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9차례의 1차 지역순회설명회를 지난달 9일 마쳤다. 지역위는 이번 1차 순회에서 각 지역이 제기한 내용을 정리해 내놓을 계획이다. 발표 시기와 충청권 관련 내용을 설명해 달라.

“지역발전정책은 무엇보다 ‘우·문·현·답(우리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이라는 생각으로 새 정부의 지역발전정책에 방향을 대통령께 보고한 직후 곧바로 9차례에 걸쳐 지역순회설명회를 가졌다. 이번 설명회를 통해 새 정부의 지역발전정책에 대한 지역의 공감대 확산과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좋은 기회였다.

설명회에서 제시된 다양한 의견들에 대해서는 지역위에서 내년도 지역발전정책 5개년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세밀하게 검토해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특히 지역행복생활권과 지역공약에 관한 사항도 설명회에서 많이 제시됐다.

지역행복생활권이라는 개념이 추상적이어서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아직 씨앗을 뿌리는 단계이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지역위에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위해 전문가 태스크포스(TF), 지역의견 수렴 등을 거쳐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역발전정책 시행의 공간적 틀이 될 ‘지역행복생활권’의 개념이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실례를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새 정부 지역발전정책의 핵심은 지역행복생활권으로 유무상통(有無相通)할 수 있는 이웃 시·군끼리 연대해서 자발적으로 권역을 설정하고 역할을 분담한다는 개념이다.

상수도가 없는 지역까지 상수도를 보급하고, 도시가스가 보급되지 않은 농촌의 난방비 부담을 경감시켜주는 것과 같이 주민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필요한 기초적인 인프라를 제공하고, 도시든 농촌이든 국민이 어디에서 살든 같은 내용의 일자리, 교육·문화·복지·의료 서비스를 충족함으로써 같은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섬세한 지역정책을 펼치는 것이다.

이런 배경은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으면서 국가정책 우선순위에 대한 국민의식을 보면 과거에는 경제성장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나, 지금은 삶의 질 향상(56%)으로 옮겨 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장과 관선 및 민선 충북지사를 3번 역임했다. 민선 6기 지방선거가 내년 6월에 치러지는데 자치단체장의 덕목에 대한 평소 생각은.

“많은 사람들의 삶을 책임지고 삶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인이 자치단체장이다. 반드시 그 자리가 본인을 필요로 할 때 (단체장으로서)의미가 있고 성공도 할 수 있다. 제가 민선4기 충북지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3선이 확실한데 왜 그만두느냐’라고 질문했다. 그 때 저는 그 자리에 더 있어서는 (도민과 도정에)도움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제가 불출마 결심을 한 때가 정확히 퇴임 1년 전인 2005년 6월30일 오후 7시30분으로 호남고속철 오송분기역이 결정되던 시간이었다. 오송분기역 유치를 위해 충북도민은 장장 12년을 고생했고, 저 역시 함께 했다.

특히 저는 이와 연계한 오송바이오산업단지 조성에 전력투구했다. 애초에 충북과 바이오와는 큰 관련이 없었다. 열정을 쏟아 8년을 바이오에 미쳐 일하다 보니 모든 열정을 다 쏟아 붇고 어느 정도 성과를 달성한 후에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마치 배터리가 방전되면 하얗게 비듯이 성취감도 있지만 피로도가 더 컸고 이 때문에 좀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했다.

특히 앞으로 4년간(민선 5기) 무엇으로 도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까 자문한 결과 더 이상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선 2기와 3기에 도백으로서 나름 열심히 했기에 고교 3년 내내 공부해 대학 시험을 치른 후 후련하기에 앞서 허탈한 마음이 드는 것과 비슷한 감정이 생겼다.

어쨌든 도민을 위해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반문한 결과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안이 없었기에 그 자리에 있으면 안 된다는 결론을 얻게 됐다. 그래서 (3선 출마를)그만뒀다.

지방자치단체장들에게 특강할 때 잊지 않고 하는 말이 있다. ‘꿈 넘어 꿈을 가져라’라는 것이다. 이게 제일 큰 덕목이다. 단체장들이 그 자리 오르는 것 자체가 꿈이라면 그만두라고 강조해왔다. 그 자리를 유지하고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게 목표라면 본인에게 재앙이 될 수 있고 주민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 재선하기 위해서 또 (선거)준비하다보면 또 다른 잘못을 할 수 있다.

많은 선거직들이 법률상으로 문제가 되고 퇴출이 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결국 개인을 위해서나 지역주민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 그 자리에 오는 것이 1차적인 꿈이었다면 그 자리를 가서 단체장으로서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무엇인지가 중요하다.

지역을 어떤 모습으로 발전시키고, 지역 주민을 어떻게 행복하게 할 수 있겠느냐는 구상과 열정이 꿈 너머의 꿈이다. 꿈 너머의 꿈을 갖고 있다면 단체장으로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소신이다.”

서울=김홍민 기자 hmkim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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