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국가 정통성·헌법정신 흔들" · 우리당 "경직된 한나라 모습이 걱정"

박근혜 한나라당 신임 대표가 "국가 정체성을 흔들면 야당이 전면전을 선포할 수도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 열린우리당이 '신색깔론' 주장을 펴며 강력 반발하고 나서 하한 정국이 경색되고 있다.

여야는 최근 송두율씨에 대한 고등법원의 무죄 판결, 북한 함정의 NLL 침해 및 보고누락사건,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의 간첩 혐의자에 대한 민주화 기여 판정 등 국가안보 및 보안과 관련된 현안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이 문제가 확대 재생산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이념 대결의 양상도 엿보이며 국가보안법 철폐 여부도 연관돼 8월 임시국회, 9월 국회에서 충돌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 박 신임 대표는 22일 상임운영위원회에서 "헌법에 규정된 자유주의 시장경제가 훼손되면 다른 것은 기대할 수 없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개혁 방향이 틀리지 않았느냐. 개혁의 목표가 변질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해 여권에 대한 비난의 공세를 높였다.

한나라당 배용수 수석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참여정부가 국가 정체성을 '흔들기'해서 덤핑하고 있다"며 "수십 년간 지켜 온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가치, 그리고 헌법정신이 불과 1년반 사이에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고, 안보마저 불안하다"고 여권을 비난했다.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은 이에 대해 "총선 후의 박 대표체제 하에서 한나라당이 변화되는 모습을 보고 기대가 컸다. 그런데 조금 걱정이 된다. 옛날의 경직된 단계로 돌아간 것 아닌가"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우리당 김현미 대변인의 강도는 이보다 훨씬 강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장문의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과 박 대표가 이 시기에 색깔논쟁으로 전면전을 펴겠다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것의 뿌리는 친일진상규명법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야 말로 박 대표가 오만하다고 생각한다"며 "친일 문제에 있어 박정희 대통령은 일부분이다. 아버지의 문제가 끼어 있다고 해서 친일진상규명을 반대하는 것은 역사를 사유화하는 것"이라며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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