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허락할때까지 봉사”

▲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는 박형서씨. 그는 고향인 충북 제천시 봉양읍 공전1리를 찾아 30년 간 이발 봉사를 하고 있다. 제천시 제공

고향민들을 위해 30년 간 이발 봉사를 해 온 이발사가 있다.

주인공은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는 박형서(61)씨.

그는 충북 제천시 봉양읍 공전1리가 고향이다.

박씨는 16세 때인 1968년 봄 제천시내 한 이발소에서 머리를 감겨주는 수습생으로 이발사 인생을 시작했다. 고향에서 이발 기술을 배운 그는 같은 해 겨울 홀로 상경했다.

20년 동안 서울 생활을 하던 그는 1983년 8월부터 고향을 찾기 시작했다. 부모님이 계신 고향을 한 달에 한 번씩 찾아 마을 어르신들의 머리를 손질해 주기로 한 것이다. 이발소의 휴일인 매월 첫째 주 목요일에 맞춰 30년 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박씨는 고향을 찾고 있다.

박씨는 “초창기에는 하루 평균 70~80명, 많게는 100명의 어르신의 머리를 손질한 적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1990년도 중반부터 자가용으로 고향을 찾기 시작한 그는 지금처럼 포장이 되지 않은 겨울철 시골길을 운전하다 빙판길에 미끄러져 2차례 승용차를 폐차하기도 했다.

이런 박씨를 위해 공전리 주민들은 지난 5일 보답의 뜻에서 마을 잔치를 열어 그동안의 고마움을 전했다. 박씨는 마을 주민들로부터 감사패와 다섯 돈짜리 금 거북도 받았다.

박씨는 “제가 가진 기술을 고향민들에게 나눠준 것일 뿐”이라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봉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천=이대현 기자 lgija2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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