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등 메가와트급 준비 … 블랙아웃 피해 최소
LG화학 세계최대 전력회사와 ESS 배터리 공급계약
범정부적 지원·제도 보완 선행돼야 국내보급도 확대

사상유례 없는 전력난 속에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에너지저장장치인 ESS(Energy Storage System)와 무정전 전원 장치인 UPS(Uninterruptible Power Supply)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ESS는 발전소에서 공급받는 전력을 저장했다가 전력이 필요할 시점에 필요한 곳에 전송할 수 있는 스마트그리드 분야의 핵심 장치다. UPS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주변 장치에 전력 공급을 조절하는 장치로 정전시 예비전력 보급이나 전압 수위를 조절해 준다.

이런 연유에서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선 이미 메가와트(㎿)급 ESS를 구비하고 있다. 이는 갑작스런 정전사태(블랙아웃)에서 가정과 산업체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달 15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계속되는 전력난 속에 이 같은 ESS 보급을 확대하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충북 청원군 오창과학산업단지내 LG화학 오창공장을 다녀 간 바 있다. LG화학 오창공장은 ESS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핵심부품인 ESS용 셀을 제작, 공급하고 있다.

LG화학의 ESS분야 경쟁력은 세계적 시장조사업체인 네비건트 리서치가 이미 인정하고 있다. LG화학이 2010년까지 출원한 ESS관련 특허가 994건이나 되기 때문이다.

LG화학은 2011년 11월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 최대 전력엔지니어링 회사인 ABB(Asea Brown Boveri)와 메가와트(㎿)급 ESS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또 지난해 6월에는 독일 IBC솔라와 태양광발전용 ESS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데 이어 지난 5월에는 미국 최대 전력회사인 SCE(Southern California Edison)에 개당 1O㎾h규모의 배터리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LG화학 오창공장은 이 같은 ESS용 셀 생산 이외에도 2차 무정전 전원 장치인 UPS용 셀도 생산 공급하고 있다. LG화학은 일본내 13만개 기지국을 보유하고 있는 2위 통신사 소프트뱅크 모바일과 20㎿h급 UPS 리튬·이온 배터리 납품계약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기 자동차 기준 1200대 이상 규모에 달하는 양이다. 이처럼 충북지역에서 생산되는 대용량 전력저장장치 보급 확대가 경제활성화는 물론 대규모 블랙아웃 사태를 예방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무엇보다 막대한 비용과 제도적 보완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ESS를 설치하는 데 1㎾당 100만원, 1㎿당 15억원 가량이 필요하다.

막대한 설치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세액공제를 넘어선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한국전력공사(한전)에서는 현재 전력저장장치에 대한 요금 부과 기준을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 현행제도에선 사용자가 전력저장장치를 설치하면 한전에서는 이 용량만큼 전기를 사용한 것으로 보고 요금을 부과할 수 있다. ESS를 통해 전기요금을 절약하기 보다 자칫 전기요금을 더 많이 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청주의 한 기업체 관계자는 “원전 중단 사태로 촉발된 전력난으로 피해를 감수하고 일부 공장시설 가동을 중단하기까지 했다”며 “이럴 때를 대비해 대용량 ESS를 구비할 수 있는 범정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철수 기자 cskyung7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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