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칼럼] 〈삼천원 행복나눔 프로젝트〉
이상윤 대전사랑시민협의회장

TJB대전방송과 대전사랑시민협의회가 공동으로 ‘삼천원 행복나눔’ 프로젝트를 운영하기 위한 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나섰다.

삼천원 행복나눔 프로젝트는 150만 대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매월 삼천원씩 후원하여 제도적으로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의 어려운 이웃을 먼저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부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소외된 이웃에게 삶의 용기와 희망을 줌으로써 더불어 함께 사는 따뜻한 대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기부금하면 돈의 액수를 먼저 떠올려 기부할 맘은 있어도 선뜻 기부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사람들의 심리를 포착하여 삼천원 행복나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출근길이나 점심식사 후 습관처럼 마시는 커피 한 잔의 가격이 대부분 삼천원이다. 커피 한 잔 덜 마셨다고 생각하면 될 금액이므로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금액이다.

하지만 삼천원이란 금액이 어떤 이들에게는 하루를 생활하게 하는 생명줄 이기도 하다. 대전 동구의 한 노상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폐지를 모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김애순(가명) 할머니도 그러하다. 김 할머니는 종이 한 장이라도 더 모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허리 한 번 제대로 펼 여유조차 갖지 못한다. 이렇게 사흘 꼬박 모은 폐지를 팔아 번 돈이 2500원, 최고 많으면 3000원 남짓이다.

대전역 주변 무료급식소에서 거리를 이불 삼아 살아가는 노숙인, 장애인 등 150여명에게 한 끼 무료 급식을 주는데 드는 비용도 삼천원 정도다. 하지만 지금은 후원마저 뚝 끊겨 언제 문을 닫을지 위태롭다고 한다. 무료급식소에서 먹는 배식이 이들의 유일한 하루 식사이기에, 남들에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3000원이 이들에게는 천금과 같을 것이다.

삼천원 프로젝트와 같은 개인 소액 기부 운동은 국제적인 흐름으로 이제 우리도 선진국형 기부시대를 열어가야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를 꼽으면 독일의 비영리단체인 ‘미세레오’ 캠페인을 들 수 있다. ‘동전의 힘’(Power of a Coin)라는 구호를 내세워 ‘2유로’를 기부 받아 종교와 성별, 인종을 떠나 인도, 남아프리카, 아르헨티나 등 세계 곳곳의 불우한 어린이들을 돕고 있다. 우리나라 돈으로 3000원이 안 되는 돈으로 많은 일들이 이루어지고 가능하게 한다.

뉴질랜드에서는 매년 8월 31일을 ‘수선화의 날’(Daffodil Day)로 정하고 암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수선화를 상징으로 여러 가지 방법으로 ‘2불’정도 기부를 장려하고 있다. 이 기금은 여러 가지 암의 원인과 치료방법, 암환자의 지원서비스, 암에 관련 자성캠페인과 교육 등의 프로그램 지원비용으로 쓰여진다.

전국적으로 하루 행사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여 노란 수선화를 가슴에 달고 다닌다. 삼천원 행복나눔 프로젝트가 전국에서 국토 중심 도시인 대전에서 처음으로 시작되어서 더욱 바람직하다. 시작이 늦은 감이 있지만, 먹고 살기가 힘든 이웃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는 태동의 몸짓이어서 자긍심을 느낀다.

더욱 본 프로젝트가 겸손한 맘으로 배려를 키울 수 있어 더욱 공감을 불러 일으킬만하다. 또한 소외된 이웃들을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한 파트너로써 함께 느끼고 공감하는 기부문화 마인드의 문화동력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서로가 신뢰하는 정겨운 사회 공동체의 기회를 엿볼 수 있어 바람직하다. 앞으로 많은 시민들이 이 프로젝트의 회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와 캠페인이 있어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도 운영면에서 깊은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삼천원 행복나눔 프로젝트가 북한에도 생활고로 힘든 이웃들과도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기대한다. 인종, 성별, 종교와 지역을 넘어 해외로까지 확산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대전의 도시브랜드 가치도 높이고 소외된 이웃들이 바라볼 수 있는 깃발도 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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