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후보지 발표이후]충청권 부동산시장

신행정수도 후보지 평가 결과 발표 이후 충청권 부동산 시장이 조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사실상 신행정수도로 낙점된 공주·연기 지역 인근 부동산 시장은 한동안 뜨겁게 달아올랐던 이달 초에 비해 현재 매수·매도자간 거래 공백 상태로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주자 택지 지급 기준 강화와 연기, 공주, 계룡 등 인근 지역에 대한 정부의 부동산 투기 방지대책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충남 서북부 지역은 행정수도 건설뿐만 아니라 도청 이전설 등의 영향으로 수요자가 몰리면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홍성, 당진 인근 지역은 천안, 아산 지역의 택지 보상에 따른 부동산 여유자금을 보유한 수요자들의 투자 대안처로 떠오르면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잇단 규제발표에 거래 실종? 비수용 예상지 땅값 상승세

◆연기·공주 등 行首 예정지 매물 철수, 매수자도 없어 거래 공백

수용 지역인 연기군 동·남·금남면 및 공주시 장기면 일대 지역은 주택을 낀 대지를 찾는 문의가 활발했던 이달 초에 비해 최근에는 외지인들간 실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따른 등기 이전이 불가능하고, 1∼2년간 암암리에 행해진 명의신탁을 통한 토지 거래조차 당국의 단속으로 인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지역에 연고를 둔 외지인이나 현지인들을 중심으로 이전 계획을 수립한 수요자들의 거래만 간간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설명했다.

연기군 서면 여송부동산컨설팅 한명수 대표는 "수요 지역은 가격 급락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의 이주자 택지 지급 보상 기준 강화로 주택을 낀 토지주들이 '대토(代土)' 보상을 못 받을 것이라는 소식에 울상이다"고 말했다.

전원주택과 일반주택의 증·개축 및 신축을 기대했던 수요자들도 매물을 쏟아내고 있지만 '딱지' 매수세가 끊기면서 거래 공백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미 오를 만큼 오른 가격대의 부담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공주시 장기면 소재지 인근 대로변 토지도 평당 15만∼30만원선으로 최소 10만원 이상 급등했다.

1년여 전 평당 4만∼5만원선이던 연기군 남면 양화리 일대 절대농지 가격도 현재 10만원으로 배 이상 폭등했다.

남면 종촌리와 대평리 일대 토지는 매물이 쏟아지는 데 반해 매수 문의조차 없다.

▲ 신행정수도 예정지인 연기·공주 지역 인근 부동산 시장은 거래 공백 상태로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공주시 장기면 일대. /대전매일 DB
◆주변 지역 아파트값 상승세, 매수세는 여전히 '잠잠'

신행정수도가 건설될 경우 예상되는 비수용지역(반경 5∼12㎞)의 토지는 매물을 찾아볼 수 없다.

반면 보상에 따른 대토 수요자들이 몰릴 것이란 예상으로 매수 문의는 활발하다.

토지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조치원읍 대한공인 김이중 사장은 "주변 지역 시세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조치원읍 월하리 일대 과수원의 경우 평당 15만원에서 발표 이후 일주일 새 50만원으로 233%나 뛰었다.

다만 연기군 전의면과 전동면 등 행수 예정지 반경 10㎞를 벗어나 수혜 지역으로 예상됐던 주변 지역도 정부의 자금출처 조사방침이 발표되면서 편법을 동원한 외지 수요자들의 발길이 끊겼다.

특히 주변 지역 일대에 대해서도 시가화 조정구역으로 묶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들이 나오면서 토지 매수 문의는 더욱 끊긴 상태다.

공급과잉 천안 아파트값 급락 대전 노은 시세상승·문의활발

◆주택시장, 천안시와 연기군 중심으로 하락세

고속철 개통, 행수 건설 등의 호재로 그동안 가격 상승이 많이 이뤄졌던 천안은 주택시장 침체로 매수세가 끊겨 매물이 쌓이면서 가격이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전주 대비 이달 셋째주 천안시 불당동 대동피렌체 32A평형 시세는 1200만원이 떨어진 1억 7300만∼2억 1000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두정동 대아아이투빌 32평형도 600만원 하락한 1억 4900만∼1억 8000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최근 분양을 완료한 대우 푸르지오의 분양권 시세도 일부 평형의 경우 3000만원 안팎에 형성됐지만 거래로 이어지지 못해 시세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현지 업계는 전했다.

연기군 조치원읍 대성공인 관계자는 "급등하던 아파트값도 주춤한데다 투기과열지구가 지정될 것이란 정부의 발표가 나오면서 주택시장은 더욱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지역 수혜 지역으로 예상되는 서·유성구 명암 엇갈려-서구 '잠잠', 유성 문의 활발

대전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구는 거래 실종 상태, 유성구는 노은2지구 분양권을 중심으로 시세 상승과 함께 매수세도 비교적 활발하다.

하지만 분양권 매물이 없어 매도자들이 소폭의 호가성 가격 상승을 불러일으킬 소지도 있는 것으로 현지 업계는 전했다.

다만 대전 전체 평균 아파트값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이 매주 발표하는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들어 3주간 대전 지역 아파트 가격은 0%→0%→0.1%의 변동률을 보였다.

상반기 내내 전국 평균 상승률을 크게 웃돌며 0.2∼0.5%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가격이 이미 많이 올라 있어 추가 인상은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 1∼2개월 전부터 전세가가 두드러지게 하락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하락세가 커지고 있어 실수요자들이 주택 매입을 미룬 채 전세로 옮겨 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行首·도청이전설등 호재 '겹겹' "투자자금 道 서북부로 이동중"

◆상대적 수혜지로 예상되는 충남 서북부 지역 호황

홍성군은 충남도청 이전설 및 이미 개통한 서해안고속도로와 2008년 개통 예정인 당진∼대전간 고속도로 등의 호재로 땅값이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신행정수도 건설 및 천안·아산 등의 택지개발에 따른 보상비 유입 등의 호재가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홍성군 홍북면 땅값은 지난해 평균 평당 10만원 이하였지만 최근 한달 새 평균 20만원대로 오른데다 지속적으로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유니에셋 김광석 팀장은 "신행정수도가 공주·연기 지역으로 확정되면 토지 보상금이 서해안 쪽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며 "당진군, 서산시, 예산군, 홍성군 등이 그 수혜 지역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분양원가 공개와 원가연동제 내년 시행, 효과 미지수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지난 14일 그동안 논란을 빚어 온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문제와 원가연동제를 내년부터 시행키로 했다.

공공택지 내 25.7평 이하의 공영 및 민영 아파트에 대한 원가연동제(분양원가 상한제)는 아파트 분양가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원가 부담으로 인해 건설사들의 대형 평형에 대한 사업 편중 현상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분양원가 연동제는 공공택지에 한해 적용되기 때문에 상당량의 택지개발사업을 눈앞에 두고 있는 대전시의 경우 실질적인 분양가 인하 혜택을 크게 기대해 볼 여력도 충분하다.

다만 행수 호재에 힘입어 지난 2년여간 주택가격이 폭등했던 노은 및 둔산지역과 신도시 택지개발사업 지구와의 아파트값 격차가 더 커질 수도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 안명숙 소장은 "인하폭은 20%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대전지역도 지역별 가격 차별화가 극심하게 진행될 경우 기존 아파트 가격 편차가 더욱 두드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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