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침반] 김대환 경제부 차장

손자병법으로 유명한 중국 춘추전국시대 병법가 손자는 리더(장수)의 덕목으로 용기, 지혜, 신용, 어짊, 엄격함 등 다섯가지를 꼽았다.

우리시대를 대표하는 경영 이론가 피터 드러커는 책임을 떠맡고 결정을 내리는 것과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마련하는 것,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 생산적인 미팅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항상 ‘우리’라고 말하고 생각하는 것 등을 성공하는 리더의 덕목이라고 말한다.

시대가 변하는 만큼 세상이 요구하는 리더의 덕목 역시 조금은 변했지만 과거 동양의 전통적인 리더의 덕목과 최근 글로벌 시대 리더의 덕목이 큰 틀에 있어서는 비슷한 점이 많다.

책임을 떠맡고 결정을 내리는 것과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은 용기와 일맥상통하고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마련하고 생산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지혜로움이 있어야 가능하다.

또 항상 ‘우리’라고 말하고 생각하는 것은 손자가 말한 신용에 바탕을 두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최근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의 덕목은 과거와 비교할 때 소통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강조되고 있다.

과거 리더들은 아랫사람을 어떻게 다스리고 이끄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지금의 리더들은 아랫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독불장군(獨不將軍)식의 사고방식과 행동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

독불장군은 원래 ‘혼자서는 장군을 못한다’는 뜻으로 남의 의견을 무시하고 혼자 모든 일을 처리하는 사람을 비유하는 말이다.

아무리 똑똑하고 능력이 있더라도 요즘 세상에서는 저 혼자 잘난 체하며 뽐내다가는 남에게 핀잔을 받고 고립된 처지에 놓이는 독불장군이 될 수 밖에 없다.

최근 박근혜 정부는 여러가지 이유로 중단됐던 공공기관장 인선을 다시 서두르고 있다.

빠르면 이달 중 인선이 마무리되는 곳도 있고 공모 등 인선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곳도 있다.

우리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공공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와 코레일, 한국조폐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등도 인선 절차를 진행 중이거나 앞으로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수장교체를 앞두고 있는 지역 공공기관 구성원들은 후임 인선에 촉각을 세우면서 적어도 독불장군 스타일의 수장만은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지역 한 공공기관의 경우 현 수장 취임 이후부터 구성원들과 극심한 갈등을 빚으며 고소고발이 난무했고 각종 징계로 조직내에 두터운 불신의 벽이 형성되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불신이 쌓이면서 조직내 소통구조는 무너졌고 구성원들 사이에선 다시 회복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조직이 상처를 받았다는 푸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독불장군 스타일의 리더가 만들어낼 수 있는 문제들은 조직의 상처는 물론 공공기관 본연의 역할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

부디 이번 공공기관장 인선에서는 ‘나만 혼자 잘나고 옳다는’식의 독불장군이 아니라 용기와 지혜, 신용은 물론 구성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진정한 리더의 덕목을 갖춘 인물들이 임명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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